내년 가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경쟁자인 당내 ‘포스트 기시다’ 인사들이 잇따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지지율 약세와 내각 인사들의 잇따른 불명예 낙마로 위기를 맞은 기시다 총리로서는 싸워야 할 큰 상대가 불어난 셈이다.
16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은 15일 ‘일본의 힘 연구회’라는 스터디 그룹을 출범했다. 국력은 외교력과 방위력·경제력·기술력·정보력·인재력으로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관련 내용을 월 1~2회 논의한다는 것이 이 모임의 주된 목적이다. 15일 첫 모임에는 아베파와 아소파 등 핵심 파벌 소속 중·참의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일본 정계에서는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정책 마련과 당내·보수 지지층 내 기반 굳히기를 위해 이 모임을 만들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본인은 “어디까지나 순수 정책 연구회”라고 소개했지만 이미 10월 내년 총재 선거와 관련해 “다시 싸우겠다”며 의욕을 내비친 만큼 스터디 그룹 발족을 단순한 정책 연구로 볼 수는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포스트 기시다’로 언급되는 또 다른 인사인 고노 다로 디지털상 역시 화요일을 정례일로 해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가까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도 일반 자가용 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이용해 유료로 손님을 태우는 ‘승차 공유’ 도입과 관련한 초당파 스터디 그룹을 구성하고 이달 22일 첫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스가 전 총리가 주선하는 형식으로 정책에 대한 발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총재 선거 후보자, 즉 현 총리의 선거 경쟁자들이 만든 스터디 모임에 상당수 의원이 참여할 경우 현 정권의 입지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