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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판매 승인한 ‘SM-6’ 요격미사일 위력은…탄도미사일·함정·항공기 모두 잡는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적 미사일, 최대 35㎞ 고도서 타격

개량형, 초음속 미사일까지도 요격

美 해군 차세대 요격 시스템의 중추

SM-3, 北초대형 방사포 요격 못해

이지스 구축함 존 폴 존스(DDG-53)함이 신형 SM-6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하와이 카우아이섬 미사일 기지에서 시험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추적해 공중에서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제공=미 해군이지스 구축함 존 폴 존스(DDG-53)함이 신형 SM-6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하와이 카우아이섬 미사일 기지에서 시험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추적해 공중에서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제공=미 해군




미국 정부가 한국에 최대 사거리 400㎞ 이상인 ‘SM-6’ 요격미사일의 판매를 잠정 승인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어떤 무기체계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 도입 목적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한국에 SM-6 함대공 요격 미사일을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판매하기로 잠정 승인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요청한 6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 규모의 SM-6 미사일과 관련 장비의 구매를 국무부가 승인했다고 것이다. 최종 판매는 의회의 승인을 거쳐 집행되며, 의회는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최대 38기의 SM-6 미사일 구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지난 3월 제15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KDX-Ⅲ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하기 위한 미국산 SM-6 미사일을 FMS 방식으로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SM-6는 최대 사정거리 400㎞ 이상에 미사일이 자체 레이더로 목표를 직접 추적하는 능동형 유도 체계를 채용해 함정의 동시 교전 능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탄도미사일은 물론 항공기, 함정, 순항미사일을 모두 요격이 가능하다. 미국은 지난해 일본에 판매를 결정했다.

미국, 일본에겐 지난해 ‘SM-6’ 판매 승인


SM-6 도입 소식 전해진 다음날 북한은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사용할 고체연료 엔진시험 성공 사실을 밝혔다. 북한은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하며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과시한 바 있다. 이번엔 이를 개최해 신형 IRBM 완성까지 눈앞에 둔 상황이다. 신형 IRBM은 한반도를 비롯해 미국 전략자산의 본거지인 괌까지 타격 가능하고, 특히 고체연료 미사일은 기습 발사가 가능하고 발사 전 탐지가 어려워 한미 군 당국을 긴장하게 만드는 무기 체계다.

방사청 측은 SM-6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자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KAMD는 유사시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방어하는 체계다.

이번 SM-6 도입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려 할 때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면 한국이 보복하는 대량응징보복(KMPR)과 함께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로 그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M-6를 도입하면 더욱 조밀한 해상 방공망 구성이 가능해져 북한 탄도·순항미사일 등에 대한 대응 능력이 한층 강화된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판단이다.



최신예 이지스함 정조대왕함에 처음으로 탑재되는 요격미사일 SM-6는 항공기·함정·탄도미사일은 물론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까지도 요격(개량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당장은 해군 함정을 보호하기 위한 요격미사일로 도입해 장착한다”며 “향후 SM-6 개량형이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능력도 갖게 된다는 점에 도입 필요성의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즉 SM-6는 탄도미사일은 물론 항공기, 함정 등 다양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다용도 미사일이라는 게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존 힐 미 미사일방어국(MDA) 국장(해군 중장)은 “다목적 SM-6 미사일이 현재 미국 무기체계에서 극초음속 무기를 요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밝히기도 했다.

SM-6는 미 레이시언사가 제작했다. 항공기 및 함정의 경우 240~460㎞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고, 탄도미사일의 경우 수십㎞ 밖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최대 35㎞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SM-6의 길이는 6.55m, 직경은 34㎝ (부스터 직경 53㎝)다. 무게는 1506㎏, 최대 속도는 마하 3.5다.

함정에서 모든 타깃 요격…‘바다 위 패트리엇’




특히 SM-6는 미 해군 차세대 요격 시스템의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NIFC-CA(해상통합 화력통제/방공)는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항공기, SM-6 미사일 등을 데이터 링크로 통합해 원격교전 능력을 비롯해 수평선 너머 표적까지 요격할 수 있는 차세대 요격체계다. ‘바다의 페트리엇’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미 SM-6는 여러 차례 다양한 표적에 대한 실사격시험에 성공, 미 해군 차세대 요격 시스템에서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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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미 해군은 2016년 1월에 요격 미사일 사상 가장 먼 거리에서의 요격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같은 해 7월엔 지상 시험시설에서 발사된 SM-6가 다기능 첨단 데이터 링크를 탑재한 F-35B 스텔스기의 유도로 표적을 파괴하는 데 성공하는 쾌거를 올렸다. 심지어 그해 12월엔 사거리 3000~4000km급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해상 요격 시험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개발한 DF-21D 및 DF-26 대함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가속(상승) 단계→중간 비행 단계→종말(하강) 단계를 거쳐 목표에 명중한다. 사진=미국의 싱크탱크 ‘핵위협방지구상(NTI) 캡처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가속(상승) 단계→중간 비행 단계→종말(하강) 단계를 거쳐 목표에 명중한다. 사진=미국의 싱크탱크 ‘핵위협방지구상(NTI) 캡처


SM-6는 우리 군의 함정을 향해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임무를 일차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지스함과 구축함, 군수지원함 등으로 이뤄진 우리 해군의 기동전단을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서 보호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사시 군 지휘부와 원자력발전소 등의 주요 기반시설을 겨냥한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패트리엇,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지상요격체계와 함께 방어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다만 SM-6는 KAMD 자산으로선 제한적 성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SM-6의 제조사인 레이시언에 따르면 종말 단계의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즉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가속(상승) 단계→중간 비행 단계→종말(하강) 단계를 거쳐 목표에 명중한다. 따라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MIM-104 패트리엇, 한국의 천궁(M-SAM)은 종말 단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

그래서 일각에선 SM-6 미사일보다 요격능력이 뛰어난 SM-3 미사일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SM-6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지만, 요격고도가 수십㎞ 이내여서 해상에서 수도권 등 지상으로 떨어지는 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SM-6는 이지스함 등 우리 함대를 공격하는 북한이나 주변강국의 대함 탄도미사일이나 대함 초음속 순항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데 유용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북한 후방기지(영저동기지)에 배치돼 있는 노동 미사일이 고각발사로 우리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미국제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이나 국산 천궁-2 미사일로는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도입론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고각 발사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 능력을 갖춘 SM-3 미사일 등을 도입할 필요성도 주장하고 있다. SM-3는 블록-1B의 경우 최대 사거리 900㎞, 최대 요격고도 500㎞다. 블록-2A의 경우 최대 사거리 2500㎞, 요격고도 1500㎞에 달하는 강력한 요격미사일이다. 미일 이지스함은 최대 요격 고도가 1200km에 달하는 SM-3 개량형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SM-3’는 북 신형 저고도 미사일 요격 불가능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2019년 이후 새 변수가 생긴 탓이다.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최대 비행고도가 35~60여㎞에 불과한 북 신형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가 등장해서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KN-23 개량형은 비행거리 600㎞에 최대 비행고도는 60여㎞였다.

우리가 도입을 추진했던 SM-3는 블록-1B형인데 최저 요격고도도 70~90㎞로, 이들 북한의 무기체게는 SM-3 최저 요격고도보다 낮다. SM-3로는 이들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요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즉 수도권을 향한 노동 미사일 등 중거리 미사일의 고각발사에만 SM-3가 유용한 셈이다.

물론 정확도와 위력이 향상된 저고도 신형 미사일이 개발로 북한이 노동미사일로 수도권 겨낭해 고각발사할 필요성은 크게 줄었다. 여기에 SM-3 1발 가격이 250억원으로 SM-6의 5배에 달한다는 것도 군 당국으로서는 부담이다. 여기에 2024년까지 개발될 국산 장거리 요격미사일 L-SAM(최대 요격고도 40~60여㎞)도 SM-3의 효용성을 떨어뜨리는 이유다. 군 소식통은 “SM-3 대신 SM-6를 도입한 것은 북 신형 미사일 위협과 가성비 등을 감안해 가장 합리적”이라고 했다.

반면 해군은 SM-3와 SM-6 모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군 소식통은 “노동미사일 고각발사시 요격엔 SM-3가 가장 효과적이며, SM-6는 함대 방공용으로 유용한 수단”이라며 “두 종류의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게 해군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다는 게 문제다. 무기도입 사업에는 우선순위를 정해 수 밖에 없다. 주무부서인 방사청과 해과 달리 SM-6 도입을 우선으로 결정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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