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벤처투자의 유웅환 대표가 자진 사임하기로 했다. 대표 취임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한국벤처투자는 벤처펀드 조성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약 8조 원 규모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이다.
1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표직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아직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역대 한국벤처투자 대표 중 임기를 남겨두고 자진 사임한 사례는 주형철 전 대표에 이어 두 번째이다. 주 전 대표는 당시 임기 중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 대표는 지난해 9월 임기 3년의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유 대표는 한국벤처투자의 대표이사 공개모집에서 최종 10인의 후보 중 낙점됐다. 오랜 기간 인텔, SK텔레콤(017670), 삼성전자(005930) 등 IT기업에서 일하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 대표의 사임 배경으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불화설이 제기된다. 최근 들어 중소벤처기업부의 한국벤처투자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유 대표가 무력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유 대표가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신규 사업과 관련해서 한국벤처투자와 중소벤처기업부 간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벤처투자는 유 대표의 사임이 확정되면 당분간 신상한 부대표가 직무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대표는 민간 콘텐츠 전문가로, 지난 10월 초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