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인공눈물 급여 축소 없던 일로? 촉각 곤두세우는 제약사들

인공눈물 가격 10배 폭등설에 국감 질타

급여 유지하되 1인당 처방량 제한할 듯

대체재 반사이익 노리던 제약사 희비

연합뉴스연합뉴스




내년부터 가격 인상이 예고됐던 히알루론산 나트륨 점안제(인공눈물)의 건강보험 급여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를 축소하겠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9월 심의 결과가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으며 비판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히알루론산 점안제로 높은 매출을 내는 제약사와 대체 약품을 출시한 제약사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다음달 열리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심평원이 9월 약평위에서 ‘외인성 질환’으로 점안제를 처방받는 경우 건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을 뒤집는 것이다. 외인성 질환이란 라식·라섹 수술, 콘택트렌즈 착용 등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을 말한다.



올해 히알루론산 점안제 국내 시장 규모는 30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상반기 처방액만 1660억 원으로 단일 제품 기준 가장 높은 처방 실적을 낸 품목이다. 그만큼 건보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의미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원외처방액은 태준제약의 ‘뉴히알루니’가 227억 원으로 가장 높았고 휴온스(243070)메디텍의 ‘리블리스’(217억 원), 대우제약의 ‘히알산’(201억 원), 한미약품(128940)의 ‘히알루 미니’(178억 원), 국제약품(002720)의 ‘큐알론’(169억 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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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이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 유지를 고민하는 것은 ‘인공눈물 가격 10배 폭등설’로 지난달 국감에서 질타를 받은 상황과 관련이 깊다. 현재 안구건조증으로 점안제를 처방받으면 건보 혜택이 적용돼 실제 가격의 10%인 4000원에 한 박스(60개입)를 살 수 있지만 건보 혜택이 사라질 경우 환자가 4만 원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심평원은 “현재 일회용 점안제 한 박스당 본인 부담액은 의원에서 최대 7128원, 상급종합병원에서 최대 1만 1880원”이라며 “급여 혜택이 사라져도 본인 부담액은 최대 2만 3760원으로 2~3배 비싸진다”고 반박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를 축소할 경우 대체 제품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일제약(000520)과 국제약품은 레바미피드 성분의 점안액을 출시하고 올 초 건보 요양급여 등재까지 완료한 상태다. 이러한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면 건보 재정 절감 효과는 미미해진다. 대한안과의사회는 “노인 인구·전자기기 사용 증가로 건성안 환자가 늘어 점안제 사용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환자에게 비급여로 처방하는 건 부담스럽기 때문에 급여로 처방할 수 있는 다른 약제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가 유지될 경우 기존에 높은 매출을 냈던 제약사와 대체재 출시로 반사이익을 예상했던 제약사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 축소로 레바미피드 성분의 개량 신약 점안제 ‘레바케이’와 사이클로스포린 성분의 글로벌 매출 1위 제품 ‘레스타시스 점안제’를 국내 독점 판매하는 삼일제약의 집중 수혜가 예상된다”며 “연간 추가되는 매출액은 500억 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심평원이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1인당 처방량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안과의사회 조사에 따르면 일회용 점안제를 사용하는 상위 10%가 전체 사용량의 40%를 차지하는 등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 측은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등재 시기와 임상적 유용성, 환경 변화 요소 등을 종합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며 “현재 수준의 임상적 근거를 확인해 환자 치료에 필요한 부분은 충분히 급여하되 오남용은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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