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이 올해 들어서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올해 9월 말 기준 건설업 대출잔액(은행계정 원화대출금·신탁대출금 기준)은 22조 3381억 원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9조 9972억 원)보다 2조 3409억 원 늘어난 규모다. 올해 상반기 말(20조 9727억 원)과 비교해도 1조 3654억 원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6조 1418억 원)이 가장 많았고 이어 NH농협은행(5조 377억 원), KB국민은행(3조 9678억 원), 우리은행(3조 7119억 원), 신한은행(3조 4789억 원) 순이었다. 대출 규모가 가장 큰 하나은행이 대출액 증가세도 가장 급격하게 늘었다. KB국민은행(4313억 원), 우리은행(2821억) 등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고 신한은행은 826억 원 줄었지만 하나은행은 1조 4000억 원 가량 급증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건설업 대출 증가세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급격하게 늘어난 대출이 부동산 경기 침체 시 은행에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건설업 경기가 안 좋다는 이유로 익스포저(위험노출)를 한꺼번에 줄인다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잘하고, 업종별·업체별 한도를 잘 지켜가면서 대출이 나가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