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21일 첫 출근길에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이 되겠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에 대한 '상생' 압박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경영에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경영 전략과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양 회장은 그룹 사업 전략 등을 묻는 질문에 "내년 초 그룹 경영 전략이 나오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심사인 KB금융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KB금융은 11개 계열사 중 9곳, 10명의 CEO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상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상당수의 CEO들이 교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금융지주의 인사 전례를 볼 때 양 신임 회장과 함께 그룹 부회장직을 맡았던 허인·이동철 부회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그 자리를 현재 계열사 대표들이 채우게 되면 연쇄적인 계열사 대표 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 신임 회장은 1961년생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주택은행에 입사해 KB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재무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했으며 지주 부회장에 올라 KB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