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넥스트 HBM은 ‘팬아웃 패키징’… SK하이닉스, 차세대 먹거리 찾는다

HBM 이어 전략제품 개발 진행

그래픽용 D램 원가 절감 기대

이르면 내년 칩 연구성과 공개

사진출처=SK하이닉스 뉴스룸사진출처=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000660)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로 ‘2.5D 팬아웃’ 패키징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선전으로 차세대 칩 기술 분야에서 자신감을 얻은 SK하이닉스가 ‘스페셜티’ 메모리를 준비해 기술 리더십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에 이은 차세대 D램에 2.5D 팬아웃 패키징 기술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술은 두 개의 D램 칩을 수평으로 배열한 뒤 마치 하나의 칩처럼 결합하는 형태다. 칩 아래에 덧대는 기판이 없어 칩 두께가 얇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정보기술(IT) 기기 안에 실장되는 칩의 두께를 훨씬 얇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르면 내년에 이 패키징을 활용해 만든 칩의 연구 결과를 대중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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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이번 시도는 상당히 독특하다. 2.5D 팬아웃 패키징은 그동안 메모리 업계에서는 시도된 적이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주로 고급 시스템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많이 활용됐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업체 TSMC는 2016년 팬아웃 웨이퍼레벨패키징(FOWLP)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에 적용하며 애플의 신뢰를 독차지한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갤럭시 스마트폰용 고급 AP 패키징에 이 기술을 도입했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도 팬아웃 패키징을 적용하는 주요한 이유는 패키징 비용 절감인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2.5D 팬아웃 패키징은 TSV 과정을 생략해서 원가를 낮추면서 입출력(I·O) 수를 늘릴 수 있는 기술로 평가 받는다. 이 패키징 기술이 정보 I·O 확장이 필요한 그래픽용 D램(GDDR) 등에 응용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번 기술로 메모리 다품종 소량 생산 시대로 접어드는 IT 트렌드를 선점하고자 하는 SK하이닉스의 전략도 명확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D램으로 각광받는 HBM 시장에서 라이벌 회사들을 제치고 세계적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 엔비디아와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애플의 신규 증강현실(AR) 기기 ‘비전 프로’의 연산 장치 ‘R1’에 탑재되는 특수 D램을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한 사례도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를 고객별로 차별화한 스페셜티 제품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5D 팬아웃 패키징 D램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응용처를 말할 단계는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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