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실질소득이 2022년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1인 가구의 소득은 1년 전보다 유일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까지 겹쳐 팍팍해진 살림에 1인 가구는 옷과 외식·숙박처럼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부터 줄였다.
26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1인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278만 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반면 2인 가구는 6.9% 늘었고 3인과 4인 이상 가구도 각각 3.1%, 10.6% 늘었다. 전체 평균도 3.4% 증가했다.
1인 가구는 사업소득과 재산소득이 15.6%씩 감소했다. 1인 가구 가운데 농가가 많아 지난여름 집중호우 영향을 많이 받았던 탓이었다. 그나마 근로소득은 0.8%증가했지만 2인(3.8%)과 3인(7.8%), 4인 가구(8.2%)와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컸던 원인도 있었다.
소득에서 세금·연금·사회보험료 등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도 1인 가구만 감소했다. 1인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217만 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다.
1인 가구는 소득이 줄자 소비부터 줄였고 소비 품목 중에서도 필요하지 않은 것은 사지 않고 필수품은 고물가에 지출이 늘어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3분기 1인 가구의 소비 지출 증가율은 1.3%로 2021년 1분기(1.0%) 이후 가장 낮았다. 의류·신발이 7.9% 감소해 2020년 4분기(-19.0%)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반면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는 3.8% 늘었다. 2021년 4분기(3.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주거·수도·광열 지출도 11.7% 뛰었다. 이 가운데 월세 등 임차 비용을 뜻하는 실제 주거비도 8.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