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야심작인 전기 픽업트럭 신차 ‘사이버트럭’이 30일(현지 시간) 처음으로 고객들에게 인도되면서 시장에 본격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날 테슬라가 공개한 사이버트럭 가격은 처음 시제품 공개 당시보다 50%가량 비싸져서 실제 수요가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이며,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약 2% 하락했다.
테슬라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알렉시스 오해니언 레딧 공동창업자 등 일부 고객들에게 사이버트럭을 인도하는 행사를 열었다. X(옛 트위터)로 생중계된 이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트럭 최고급 모델을 직접 행사장에 몰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이버트럭에 대해 “기존 픽업트럭보다 더 강하고 실용적이며, 스포츠카보다 더 빠르다”고 자랑했다. 머스크는 이 차가 1만1000파운드(약 5t) 이상을 견인할 수 있고, 2.6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길이 6피트(1.8m)·너비 4피트(1.2m)의 넓은 적재 공간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또 차체를 단단한 스테인리스강 합금 소재로 만들어 총알도 뚫을 수 없을 만큼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제로 방탄 성능을 실험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다만 이날 공개된 판매 가격은 구매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비싸다. 테슬라 북미 지역 홈페이지를 보면 2025년부터 인도가 가능한 사이버트럭 후륜구동 모델은 6만990달러(약 7935만 원)에서 시작된다. 내년부터 인도되는 사륜구동 모델의 시작가는 7만9990달러(약 1억407만 원), 최고급 모델 ‘사이버비스트(Cyberbeast)’는 9만9990달러(약 1억3009만원)에서 시작한다. 2019년 시제품 첫 공개 당시 가격대인 3만9900~6만9900달러(약 5191만~9094만 원)과 비교하면 43~53% 높다.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포드 ‘F-150 라이트닝’은 5만달러,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R1T’은 7만3000달러다. 진 먼스터 딥워터자산운용 이사는 “생각보다 훨씬 비싸다”며 “가격을 낮추려면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내년에는 아직 대량 생산이 어렵다. 사이버트럭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웹사이트에서 250달러(약 33만원)에 사이버트럭을 예약 주문할 수 있게 했다. 앞서 이 회사는 그동안 100만여 건의 예약 주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댄 아이브 웨드부시 분석가는 워싱턴포스트(WP)에 “예약 건수는 200만건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면서도 “이 중 40~50%만 구매를 완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가 끝난 후 테슬라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전날보다 1.66% 내린 240.08달러에 마감했으며, 이후 시간외거래에서는 약 2%까지 낙폭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