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4세대 걸그룹 에스파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발표한 ‘2023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The FT‘s 25 most influential women of 2023)에 선정됐다. K팝 가수로는 에스파가 유일하다.
30일(현지시간) FT가 공개한 명단에 따르면 에스파는 크리에이터 부문에서 팝스타 비욘세, 영화배우 겸 감독인 마고 로비, 패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연예인 뿐 아니라 대만 ‘미투 운동’의 문을 연 첸 리잉 민주진보당 직원, 카리코 카탈린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등도 포함됐다.
이 명단은 FT가 자사 기자 수백명을 비롯해 독자와 업계 관계자 수십명에게 추천받고 상의해 추린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들에 대한 소개글을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 25인에게 부탁해 명단과 함께 게재했다.
FT는 “에스파는 코첼라 페스티벌 참석, 월드투어, 3개 앨범 연속 첫 주 판매량 100만장 돌파 등의 기록을 세웠다. 실험적으로 쌓아 올린 악기, AI 아바타 ‘아이-에스파(ae-aespa)’, 열정적인 보컬로 K팝의 경계를 허물었다”며 “보이그룹이 한국 차트 상위권을 지배하는 동안 걸그룹이 점차 순위에 오르며 새로운 열풍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스파 소개글을 작성한 이는 영국 왕립박물관 V&A에서 ‘한류!한국열풍(Hallyu! The Korean Wave)’이라는 전시회를 기획한 최유진 큐레이터다.
최씨는 “1990년대 후반 K팝 1세대인 SES의 음악을 들으며 몇 시간을 보냈던 내가 영국으로 이사했을 때 친구들은 한국이 존재한다는 것도 거의 몰랐다”며 “올해 K팝이 주류로 자리잡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장르가 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스파는 앞서 지난 9월 영국 런던 02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이 공연에는 1만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02아레나는 과거 마이클 잭슨, 비욘세, 아델, 샘 스미스, 빌리 아일리시 등 유명 팝스타가 공연을 선보인 장소다. 에스파는 이 공연을 포함해 지난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등 21개 국가를 돌며 첫 월드투어를 마쳤다.
노래 ‘넥스트 레벨’로 주목을 받은 에스파는 데뷔 3주년을 맞아 지난달 10일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FT 명단 중 지도자 부문에선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선정됐고, 영웅 부문에선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부인 등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