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김장김치를 담그는 가정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묵은 맛보다 새김치를 선호하는 추세가 자리잡고 있는데다 1~2인 가구의 비중도 계속 늘어나서다.
실제 '김포족'이 증가하면서 포장김치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 대상 ‘종가’나 CJ제일제당 ‘비비고’뿐 아니라 최근에는 호텔이 내놓은 김치도 주목받는 분위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워커힐·조선·롯데 등 특급호텔은 올 들어 포장김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이 만든 포장김치가 시장에 나온지는 꽤 오래됐다. 1989년 김치연구소를 만들어 1997년 판매를 시작한 워커힐이 최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프리미엄 제품인 ‘수펙스’에 이어 보다 대중적인 ‘워커힐호텔김치’까지 라인업이 늘었다. 홈쇼핑 등에서 주로 판매되다 지금은 컬리와 11번가 슈팅 배송 등을 협의 중이다.
워커힐은 지난달 18일부터 이틀 간은 야외 가든에서 ‘김장 담그는 날’ 행사를 열기도 했다.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4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행사의 열기도 뜨겁다. 회차별로 목표한 각 80명의 인원을 모두 채웠다. 참가비를 받았는데도 문의가 쏟아졌을 정도다.
참가자들은 호텔 측이 준비한 재료로 수펙스 김치 레시피를 체험했다. 수펙스는 500g에 소매가 1만7000원 가량의 프리미엄 라인이다.
2002년에는 조선호텔도 이 시장에 뛰어들며 워커힐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최근에는 이마트 자체브랜드(PB) '피코크'와 연계해 라인업을 늘렸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매출도 지난해보다 20%대 성장했다.
이에 롯데호텔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8월 배추김치에 이어 지난달 갓김치와 파김치를 연달아 내놨다. 자체브랜드(PB)팀을 이커머스팀으로 개편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배추김치는 출시 한달 만에 7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사가 내놓은 김치는 가격대가 높더라도 국산·고품질 재료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자체 연구소에서 상품을 개발했다거나 호텔 출신 셰프가 조리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식음료 사업장의 인력과 조리·연구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투입 비용도 저렴하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현재 1조4000억원보다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0년 8034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상품김치 시장규모가 이미 2021년 1조3979억을 넘겼다고 추산한 바 있다. 11년 새 74% 성장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