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탄핵·쌍특검 정쟁하느라 예산안은 계속 뒷전으로 미룰 건가


거대 야당의 탄핵안 일방 강행 폭주에 따른 여야 대치 심화로 내년도 예산안이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달 27일부터 ‘소(小) 소위원회’를 개최해 세부 증감액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해 법정 처리 시한인 2일까지 국회에서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장·검사 탄핵안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국회가 정쟁의 늪에 빠져 예산안 심의와 입법 등의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이 크다. 여야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계속 신경전을 벌일 경우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까지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민주당은 탄핵을 추진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자진 사퇴에도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하겠다”며 극한 정쟁을 예고했다. 누가 방통위원장을 맡든 조기 탄핵을 시도해 방통위를 무력화함으로써 문재인 정부 당시 만들어놓은 ‘친야(親野) 방송’ 지형을 총선 때까지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헌법이 탄핵 요건으로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음에도 민주당이 임명되지도 않은 방통위원장을 겨냥해 ‘탄핵’ 운운하는 것은 정략적 목적의 탄핵 남발을 자인하는 셈이다. 민주당은 또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2건의 특별검사 도입안,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 사건 등 2건의 국정조사 계획안을 강행할 태세다. 민주당은 이번에는 쌍특검법과 국정조사 안건을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서 9일 예산안 통과 가능성을 더 어둡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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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탄핵·쌍특검법 밀어붙이기 등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게 되면 예산안과 경제 살리기 법안 등이 또다시 뒷전으로 밀릴 우려가 크다.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우주항공청의 출범을 위한 ‘우주항공청 특별법’도 법안 제출 이후 8개월 동안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정쟁에 빠져 예산안과 법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한다면 1차적 책임은 의회권력을 장악한 거대 야당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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