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악화로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도산하면서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이 늘어나는 가운데 시행사의 역량으로 무사히 준공을 마친 현장이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회생절차에 들어간 대전지역 건설사 지산종합건설이 시공하던 '대전 용문역 리체스트'는 지난달 무사히 준공을 마치고 입주를 시작했다. 시행사인 피에스엠하우징은 잔여 세대에 대한 후분양을 개시할 예정이다.
대전 서구 용문동 589-14번지 일원에 들어선 용문역 리체스트는 지하 5층~지상 17층, 2개동, 88세대 규모로 들어선 주상복합 아파트다. 대부분 중소형 평형대로 전용 △54㎡ 56세대 △77㎡ 16세대 △81㎡ 16세대가 각각 들어섰다.
당초 용문역 리체스트는 자사 브랜드 '리세스빌'로 인지도가 있는 지산종합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던 사업장이었다. 지난해 전국 시공능력평가 396위, 대전 지역에서는 10위를 차지하던 회사다. 그러나 지난 9월 추석 직전 돌연 대전지방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면서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당시 공정률은 85% 안팎이었다.
시행사인 피에스엠하우징은 사업에 함께 참여한 코리아신탁과 협업해 신탁사의 긴급자금을 투입하고 협력업체들을 수습해 마무리 공사를 무사히 마쳤다. 피에스엠하우징 관계자는 "입주를 기다리는 수분양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무 곳이 넘는 협력업체들과 재계약하고 공사를 무사히 마쳤다"며 "지난달 16일 대전서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고 입주를 시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이후 금리가 상승하고 비용부담이 늘어나면서 많은 중견 건설사들에 잇따라 부도가 발생하고 있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서울 2곳 △인천 1곳 △경기 3곳 △부산 2곳 △충남 1곳 △전남 2곳 △경북 1곳 등 올해만 전국서 총 12곳의 건설업체가 쓰러졌다.
이같은 피해는 고스란히 수분양자들에게 전가될 전망이다. 지난 5월 말 회생절차를 신청한 신일건설이 시공하던 '방배신일해피트리', '여의도 신일해피트리앤' 등 전국 10여 곳 아파트·오피스텔 공사 현장은 공사가 무한정 멈춘 상태다. 현재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원매자를 찾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사 지연으로 입주가 지연된 일반적인 현장과 달리 시공사가 도산해 공사가 멈춘 경우 중도금 이자 등 지체 관련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며 "계약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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