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지난 달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9.88포인트(-0.22%) 내린 3만6124.56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60포인트(-0.06%) 하락한 4567.18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4.42포인트(+0.31%) 오른 1만4229.91에 거래를 마쳤다. AXS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거래는 연준의 행보와 기준금리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며 “투자자들은 경제 데이터와 연준 내부 분위기가 (금리 완화 쪽으로) 더 확실해지길 바라고 있다”고 이날 장을 평가했다.
지난달 주식 상승세의 바탕이 됐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랙록의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인 웨이 리는 “얼마나 이른 시기에 첫 번째 금리 인하가 단행될지, 또 내년에 총 얼만큼 인하할지에 대한 시장 가격은 다소 과장된 것”이라며 “그대로 이뤄지려면 뭔가가 심각하게 잘못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선물시장은 내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첫번째 금리 인하가 시작된 후 내년 말 4.0~4.25%까지 내려갈 확률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5.25~5.5%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1.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제이터 중 고용 시장은 냉각되면서 연준의 의도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870만건으로 전월 대비 61만7000건 감소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구인 건수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40만건도 하회했다. 미국 민간기업 구인 수요는 지난해 3월을 정점으로 전반적으로 감소 흐름을 보였다가 지난 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시 900만명대로 깜짝 증가하는 등 9월까지 구인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
서비스업 지표는 개선됐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11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을 기록해 확장세를 유지했다. 이는 전월치인 51.8보다 높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치 52.4도 웃돌았다.
또다른 기관인 S&P글로벌이 집계한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전월치인 50.6도 살짝 웃돌았다.
고용시장이 냉각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11.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71%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 변동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8.1bp 내린 4.575%에 거래됐다.
최근 들어 장기 국채 수익률이 빠른 폭으로 하락하는 데는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채권 수요로 몰린 결과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퀸시 그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전략가는 “10년물 수익률 하락속도가 빨라진것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면서 “앞으로 10년물 채권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5.5% 상승한 4만4162달러를 기록하며 4만4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더리움은 2.4% 상승한 2284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유가는 나흘 연속으로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과 주요 산유국의 감산 불확실성이 나흘째 유가를 짓눌렀다. 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72달러(0.99%) 하락한 72.32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