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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활동, 개인 활동 기획사 따로 계약이 대세?…아이돌판에 퍼지는 '따로 또 같이' 전략 [SE★초점]

블랙핑크 / 사진=YG엔터테인먼트블랙핑크 / 사진=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멤버들이 자신을 발굴해 준 YG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이어간다. 재계약 여부를 놓고 4개월간 고심한 결론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한시름 덜었다. 소속사는 6일 재계약 체결 소식을 전하며 "블랙핑크와 인연을 이어가게 돼 기쁘다"며 "그들의 행보에 변함없는 지지와 믿음을 보낸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재계약 범위를 '그룹'으로 한정했다. 소속사가 "그룹 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것. 이로써 블랙핑크 네 명은 블랙핑크로서는 YG와 파트너십을 이어가지만, 개인 활동으로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설 전망이다.

엑소 / 사진=SM엔터테인먼트엑소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팀이 아닌 개인적 커리어를 확장해 나가며 그룹 활동은 함께, 솔로 활동은 따로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팬들에게는 낯선 계약 방식이다. 개인 활동을 위해 새로운 기획사와 계약했다는 기사가 나오면 “기존 기획사와는 계약이 해지되는 것이냐”는 질문이 늘 따라붙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10월에는 인기 보이그룹 엑소 멤버들이 SM엔터테인먼트와의 재계약을 놓고 다양한 선택을 했다. 디오는 신생 배우 소속사 컴퍼니수수로 이적했다. 백현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 계약 갈등을 봉합한 후, 전속 계약은 유지하되 신생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언급했다.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끈끈하게 활동하던 멤버들이 타 소속사로 이적하는 상황에 불안해하는 팬도 있었다. 다만 리더 수호가 직접 나서 "엑소 활동은 걱정 마라. 수호가 책임진다"며 그룹 활동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SM엔터테인먼트가 "멤버 개인 활동에 한해 SM과의 전속 계약하에서 멤버가 원할 경우 멤버 본인이 세운 법인을 통해 진행하는 부분에 대해 조건부 허락하기로 했다"고 명확한 계약 조건을 밝히면서 사건은 한 차례 일단락됐다.

이러한 새로운 계약 방식은 언제부터 연예계에 자리 잡기 시작한 걸까. 절차, 정산의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연예인들이 두 개의 기획사와 계약을 맺는 이유는 무엇일까.

데뷔 15주년 콘서트 'It’s 2PM'를 개최한 투피엠 / 사진=JYP엔터테인먼트데뷔 15주년 콘서트 'It’s 2PM'를 개최한 투피엠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우선 단체 활동과 개인 활동으로 나눠 다로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는 것은 아주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1세대 아이돌의 대표 격으로 꼽히는 신화와 지오디(god)도 멤버들 모두 소속사가 다르지만 그룹 활동은 각각 신화컴퍼니와 iHQ에서 진행하고 있다. 인피니트도 멤버 모두 기존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를 떠났지만, 독자적 회사인 인피니트컴퍼니를 설립하고 그룹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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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와 엑소처럼 멤버 과반이 재계약을 체결하거나, 그룹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한 대형 가요 기획사에 소속된 그룹일 경우 따로 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기존 소속사를 유지하는 편이다. 3세대 대표 아이돌 투피엠(2PM)은 멤버 택연과 찬성을 제외한 준케이, 닉쿤, 우영, 이준호 모두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하고 그룹 활동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한다. 택연과 찬성은 배우 전문 기획사로 전향했지만 그룹으로선 JYP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지난 7월 슈퍼주니어의 규현, 은혁, 동해가 18년 만에 SM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종료하고 각자의 길을 찾아갔다. 규현은 안테나에, 은혁과 동해는 오드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 역시 개인 활동과는 별개로 슈퍼주니어로 활동할 때는 SM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이어간다.

슈퍼주니어 / 사진=SM엔터테인먼트슈퍼주니어 / 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룹 활동에 있어 기존 소속사를 유지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 그룹을 발굴하고 핸들링한 소속사의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멤버 모두가 기존 소속사를 떠나게 될 경우 종종 벌어지는 그룹명 상표권 전쟁에서도 안전하다. 다만 개인 활동과 그룹 활동 일정을 조율하는 데에는 양측 기획사와 아티스트 삼자 간 면밀한 합의가 필요하다. 가요계 관계자는 "아티스트의 그룹 활동에 대한 의지도 필요하고, 계약 단계에서부터 양측의 합의가 필요한 일"이라며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한다면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효과적으로 시너지를 내며 활동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룹 활동 소속사와 솔로 활동 소속사를 달리 활동하게 되면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는 일석이조다. 그룹으로는 기존이 색을 유지하되 솔로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몬스타엑스 아이엠은 최근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종료하고 소니뮤직에서 솔로 앨범을 발매했는데, 그 색이 그룹 활동과는 크게 달라 호평받았다. 블랙핑크 역시 최근 지수와 제니가 1인 기획사를 설립하고 개인 활동의 기반을 다진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들이 자립한다면 YG엔터테인먼트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솔로 음반을 기대해 봄 직하다.

허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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