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세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내 증시가 연 이틀 상승세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주식 양도세 부담에 주가 상승에도 조(兆) 원 단위 매도 폭탄을 던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4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2조 2620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장 별로 보면 코스피는 2조 5430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코스닥 2810억 원을 순매수했다. 연말로 갈수록 양 시장의 순매도세는 강해지고 있어 코스닥도 머잖아 순매도로 전환할 전망이다. 전날인 14일 하루 기준으로 개인은 1조 7550억 원(코스피 1조 3480억 원·코스닥 4070억 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연이틀 상승 중이다. 지난 14일 미국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주기 종료와 내년 금리 인하 3회,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면서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조 단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가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완화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말 과세 회피 목적의 개인 매도세가 올해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세법에 따르면 일반 소액 투자자들은 장내에서 주식을 매도할 때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개별 주식 종목 지분율이 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이거나 상장 주식을 종목 당 10억 원 이상 보유할 경우 대주주로 간주해 주식 양도소득의 20%(과세표준 3억 원 초과는 25%)를 징수한다.
양도세 부담에 개인들은 증시 상승을 누리지 못하고 종목들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 이달 14일까지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8530억 원), 셀트리온(2700억 원), SK하이닉스(1910억 원), 카카오(1820억 원), NAVER(1810억 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1800억 원), HLB(900억 원), 엘앤에프(790억 원), 위메이드(410억 원), 루닛(330억 원) 등을 많이 팔았다.
증권가에서는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인한 개인 매도 물량이 출회되며 국내 증시 상승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 국내 고유 수급 이벤트인 대주주 양도세 불확실성이 증시 전반에 걸쳐서 수급 상 단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은 내년도 1월과 11월 FOMC를 제외한 다른 모든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컨센서스가 이동했지만, 이를 두고 내년 1월 FOMC를 전후로 시장에서 다시 한번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