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베트남서는 한국어만 해도 월급 3배인데 인도서는 실업자 신세 무슨 일?[연승기자의 인도 탐구생활](4)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카레, 요가, 불교의 발상지, 간디 그리고 기안84가 여행을 가서 화제가 됐던 바라나시정도 일 것입니다. 인도는 친숙한 나라인 것 같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인도는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 합니다. 인도는 한 공간에서도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 각양각색일 정도로 모든 세기와 문화가 공존하는 ‘다양성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는 최근에는 인구가 14억 명을 돌파해 중국을 제치고 인구 대국 1위로 올라섰고, 지난해 GDP는 식민 지배를 했던 영국을 제치고 5위에 올라섰습니다. 올해 8월에는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쏘아 올리는 등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우리가 알아야 할 나라 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연승기자의 인도탐구생활'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도, 자극적인 뉴스로만 접했던 인도에 대해서 보다 탐구적인 자세로 알려드려 합니다. 더불어 여러분이 알고 계신 흥미로운 인도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제보’ 주세요. <편집자주>


MIT보다 입학하기 어렵다는 인도 최고 명문대인 인도공과대(IIT)의 학생.MIT보다 입학하기 어렵다는 인도 최고 명문대인 인도공과대(IIT)의 학생.




“베트남에서는 한국어만 할 줄 알면 무조건 월급 3배 이상 받아요. 그러니 한국어 배우고 한국어 전공을 하는 것 자체가 성공의 사다리가 되는 거에요.”

베트남 국립외국어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를 물으니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었습니다. 물론 K팝, K드라마가 좋아서 배우기 시작한 한국어이지만 취업에 도움까지 되니 이들에게 한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신분 상승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어과 입학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이제 막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인도의 사정은 어떨까요?
인도에서는 2020년부터 인도 고등학교 과정에서 한국어가 제2외국어가 됐습니다. 중국어 대신 한국어가 제2외국어가 된 것입니다. 인도와 중국 사이가 악화된 영향도 있지만 한류 열풍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네루대 한국어과 학생들이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네루대 한국어과 학생들이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산자이 케이 자(Sanjay K Jha) 네루대 한국어과 교수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자 수업을 하고 있다.산자이 케이 자(Sanjay K Jha) 네루대 한국어과 교수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자 수업을 하고 있다.


네루대 한국어과 학생의 노트 필기.네루대 한국어과 학생의 노트 필기.


실제로 인도에서 한국어의 인기는 하늘을 찌릅니다. ‘인도의 서울대'라고 할 수 있는 자와할랄 네루대 한국어과는 지난해 3300 대 1이라는 놀라운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인도의 천재’들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와 힌디어는 어순이 비슷해서 배우기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는 하지만 인도인들은 그 어느 국적의 외국인보다 한국어가 유창합니다. 대학에 오기 전에 유튜브를 통해 배웠다고 하는 네루대 1학년 학생은 이미 중급 이상의 실력을 보여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네루대 등에 입학한 ‘인도의 천재’들의 꿈도 들어봤습니다.

이들은 한국에서 혹은 한국 회사에서 근무하는 게 꿈이라고 했습니다.

네루대 한국어과 학생들과 라훌 라지 교수.네루대 한국어과 학생들과 라훌 라지 교수.


그런데 인도 학생들의 뛰어난 한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취업을 해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들이 한국어만을 잘 하는 게 아니라 영어뿐만 아니라 최고 수준의 지식을 자랑하는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IT 국가라는 인식이 강해 컴퓨터 관련 지식, 기술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지는 확고합니다.

다음 ‘인도탐구생활’에서는 인도 가전의 특징, AAP, 벌거벗고 활보하는 수도승, 하객만 2000명인 결혼식의 비밀, 인도인들의 연애와 결혼 등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무엇을 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미리 알려드리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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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글·사진=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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