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동훈 비대위' 결론 못 낸 與…"적임자" vs "아껴야"

與 의원·당협위 연석회의서 논의

'한동훈 역할론' 공감대 이뤘지만

"민주 공격에 상처 입을 것" 우려

'김한길 비대위·韓 선대위' 의견도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권욱 기자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권욱 기자




‘수장 공백’ 사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위해 18일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열었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대위원장 적합’ 여부를 놓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동훈 추대론이 대세가 된 가운데 반대 의견도 만만찮은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모든 의견 수렴 절차를 마친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번 주 내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 선임 안건을 논의했다. 지난 주말 사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한동훈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약 150분간의 대화의 초점은 한 장관이 적합하느냐 여부에 맞춰졌다. 이날 33명이 발언대에 서며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신 분들이 (참석자의) 3분의 1정도 되는데 대부분이 한 장관을 얘기했다”며 “(추가로 거명된 인물은) 1~2명 있지만 소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연석회의는 지난주 비상의원총회 당시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갔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주로 대화에 나섰는데 대체로 ‘한동훈 비대위’에 공감을 표시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김기현 대표 사퇴로 ‘총선 위기론’이 드리워진 당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한 장관의 등판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발언대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국민과 당원이 가장 원하는 사람이 누군지 지지율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지지율이 낮은 사람을 인위적으로 임명하는 게 정치적인 해석을 이상하게 낳을 수 있으니 민심대로 가야 한다”며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서을 당협위원장인 김성태 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국민적인 대중성이 있는 선수를 제일 먼저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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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동훈 역할론’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카드로 써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당의 핵심 자산인 한 장관을 당 대표격인 비대위원장으로 올렸다가 야당의 공격에 ‘정치적 상처’만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한 장관이 무슨 발언을 하든 이해 충돌처럼 비쳐질 수 있다”며 “한 장관을 그런 역할에 밀어넣는 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한동훈 선대위원장론’ 등 구체적 대안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선거 경험이 풍부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비대위에서 ‘키’를 잡고 한 장관은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 선거 지원 때 ‘국민의힘 얼굴’로 활용하는 구상이다. 이용호 의원은 “한 장관이 선대위원장을 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제 생각에 발언자의 절반 이상”이라며 “(비대위원장은) 정치 경험이 많고 상대 민주당 상황을 잘 아는 김 위원장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인사권자인 윤 대표 대행에게로 넘어갔다. 윤 대표 대행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지도 체제 정비를 오래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시간을 많이 끌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한 절차를 거친 후에 판단하겠다”며 “19~20일 이틀간 예산안 처리 의사 결정을 해야된다. (그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당내 여론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장관은 여권 수뇌부의 최종 논의를 거쳐 거취 등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석 기자·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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