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14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달 중 서울시의회에서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법원 결정으로 당분간 유지된다.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폐지안)’의 수리, 발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번 결정은 폐지안의 수리 발의 무효확인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지된다.
이에 따라 폐지안과 관련한 안건은 19일 서울시의회에 상정될 수 없게 됐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주민 조례 청구를 받아들여 지난 3월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발의했다.
교육계에서는 폐지안이 19일 상정되면 22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국민의힘이 다수인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권이 침해당한다며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주장해온 반면 진보 시민단체와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과 교권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며 서울 학생인권조례에 학생의 책무성을 추가해 개정안을 만들자고 맞서 왔다.
260여 개의 사회시민 단체들이 꾸린 ‘서울학생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책위(공대위)’는 지난 4월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폐지안에 위법성이 있다며 수리, 발의의 무효를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이달 중 소송과 관계없이 서울시의회에서 폐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자 공대위는 지난 11일 법원에 폐지안 수리, 발의에 대한 집행 정지를 요청했다. 현재 폐지안 수리 발의 무효의 소송은 서울행정법원에서 1심이 진행 중이다.
공대위는 이날 “오늘 법원이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의 수리, 발의에 대해 그 효력을 일시나마 정지시킨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적어도 법원은 이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사회적으로 깊은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폐지안이 상정되지 못하더라도 의원이 발의한 폐지안이 나온다면 학생인권조례는 다시 폐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