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리투아니아의 독일군





올해 8월 리투아니아가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에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대거 배치되자 벨라루스와의 국경 일부를 폐쇄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와 68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오가는 사람들의 숫자를 줄이면 위협을 줄일 수 있다”며 국경 폐쇄 배경을 설명했다. 또 자국에 머무는 벨라루스와 러시아 국적자 1000여 명에 대한 거주 허가도 취소했다.



리투아니아는 북유럽 발트해 연안에 자리한 ‘발트 3국(라트비아·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 중 한 나라다. 인구로 보면 270만여 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 사이에 위치해 있어 과거부터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노출돼 있었다. 굴곡진 역사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8세기 말 제정 러시아 영토로 편입됐다가 1차 세계대전 후인 1918년 독립했지만 1940년 소련에 다시 병합됐다.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 점령됐으나 1944년 소련에 재흡수돼 1991년까지 지배를 받았다. 독립 이후 리투아니아는 친서방 노선을 표명하며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자체 국방력은 있지만 한계가 있어 나토 순환 병력의 지원을 받고 있다.

리투아니아가 18일 러시아 견제를 위해 자국에 독일군 5000명을 영구 주둔시키기로 독일과 합의했다. 2025년부터 독일군 병력 4800명과 군무원 200명이 리투아니아에 배치된다. 리투아니아 의회는 “주둔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위해 수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0.3%를 할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도 19일 자국 공군기지에 미군 주둔을 허용하는 내용의 방위 협정을 미국과 체결했다. 나토 31개 회원국 가운데 미국·그리스 등 11개국의 내년 국방 예산이 GDP 대비 목표치인 2%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각국의 군비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요동치는 글로벌 안보 지형에서 우리의 평화와 국익을 지키려면 누구도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자체 국방력을 키우고 동맹을 더 탄탄하게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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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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