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로 돌아온 배우 정재영이 명나라 언어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에 명나라 도독 진린 역으로 출연한 정재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을 그리는 작품이다.
정재영은 처음 진린 역을 제안받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를 언급하며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했다. ('이순신 3부작') 시리즈 중 다른 작품은 통쾌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작품은 다 물리치긴 했지만 끝이 너무 먹먹하더라.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가 사라진 것 마냥 오만가지 생각이 나더라"라고 밝혔다.
명나라 장수 진린을 연기한 정재영은 전체 대사를 명나라 언어로 소화해야 했다.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한국말이었다. 그땐 모든 대사를 명나라 언어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촬영 들어가기 대여섯 달 전부터 선생님께 졸라서 공부했다. 전통 사극 영화, 삼국지 시리즈 같은 것을 막연하게 봤다. 나중에 많이 배우니까 들리는 대사들이 있더라"라고 회상했다.
더불어 정재영은 생생한 명나라 언어 연기를 펼쳤던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그는 "말하는 법이 다른 언어라 발성 자체가 다르다. 한국말로 떠들다가 명나라 말로 대사를 하려면 힘들더라. 유지하기 위해 한국어를 덜 썼다. 최대한 입술이나 혀가 명나라 언어에 익숙하게끔 유지했다"고 밝혔다.
연기에 있어서도 언어의 다름은 느껴지기 마련. 하지만 베테랑 배우 정재영은 이마저도 극복해야 했다. 그는 "누가 봐도 한국 사람인데 천연덕스럽게 명나라 언어를 말하고 감정 표현까지 해내는 것이 쉽지 않더라"라고 회상했다.
첫 장면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생각했던 정재영은 등장하는 모습에서 언어적인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대사 첫마디를 뱉을 때가 가장 중요하다. 거기서 승부가 갈린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머릿속으로 첫 장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중에 영화를 보니 (대본에서 나온) 첫 신과 영화에 나온 첫 신이 순서가 바뀌었더라. 야외 장면이 먼저였는데 영화에서는 막사 안에서 처음으로 모습이 나왔다. 공들인 보람이 없었다"라고 농담을 던져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명나라 언어 연기를 본 만족도에 대해 묻자 정재영은 시사회를 찾아온 이들을 떠올렸다. 그는 "중국어를 아시는 분이나 생활을 하신 분이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되더라. 하지만 시사회에 왔던 분들이나 지인분들 중에 중국어학과를 나오신 분이나 유학 갔다 오신 분이 있으셨는데 보고 '성조가 어려운데 잘 지켜서 했다. 듣는데 별 이상이 없었다'라고 해주셨다. 한국 분들은 중국 사람 같다고도 하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정재영의 열연을 확인할 수 있는 '노량: 죽음의 바다'는 극장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