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21일 HMM(011200)의 현 주가가 적정가치 대비 높아졌다고 분석하면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HMM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팬오션(028670)에 대해서는 분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지 않은 주당가치로 매각처를 확정 지은 HMM 투자 매력도가 반감됐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임 연구원은 HMM의 적정주가를 1만5000원으로 산정하면서 전날 종가(2만2100원)와 괴리율이 10%를 넘어 투자의견을 조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HMM의 내년 추정 주당 순자산가치(BPS)에 목표배수 0.7배를 적용해 적정 주가를 계산했다.
임 연구원은 "인수 주체의 장기계획상 글로벌 상위 5위의 선사로 커지기 위해서는 현재 2.8%에 불과한 선대 점유율을 현재 몸집의 3배 이상으로 불려야 하고, 해당 선박기재 투자에만 2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매각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단에게 돌아가므로 미래를 위한 신규투자는 오롯이 HMM의 자체적인 자금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MM 인수대금 납부를 위해 최대 3조 원 유상증자를 추진중인 팬오션에 대해서는 주당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면서 분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기업 경영자는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지만, 필자는 경영자가 아닌 애널리스트 나부랭이 일반인"이라면서도"명확한 주주가치 희석 비율을 알 수 없음을 감안해 팬오션을 커버리지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팬오션·JKL 컨소시엄이 자체 조달해야 하는 자금 규모를 3조5000억~4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팬오션 컨소시엄은 매각 측인 산업은행에 HMM 인수가로 6조4000억 원을 제시한 상태다.
팬오션은 3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을 4603억 원, 기타금융자산을 2869억 원 보유하고 있는데 이 자금을 모두 인수대금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내놨다.
임 연구원은 "팬오션도 선박금융 원리금 상환을 위한 현금지출이 있어 연간 1조 원 내외의 현금지출을 무시하고 보유 현금을 모두 인수자금으로 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자본시장에 손을 벌릴 여지가 많다"고 봤다.
아울러 그는 이번 HMM 매각이 성사되면 한국 시장이 해운주 투자처를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예맨 반군 후티의 홍해 무역로 차단으로 선박 공급량이 줄며 내년 운임시장은 컨테이너선을 제외한 탱커·벌커 중심으로 호조가 전망되고 있지만, 벌크 운송 기재 투자를 늘려 매출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됐던 팬오션은 업황 침체를 앞둔 컨테이너 선사 인수에 현금 등 유동성을 활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팬오션은 팬오션은 전날 대규모 유증 계획 관련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계약 체결을 전제로 유상증자 추진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