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엠그로우가 사용후배터리 재사용에 필수인 검사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이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하면서다. 국내 민간기업이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피엠그로우에 따르면 김상모 국표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은 전날 이 회사를 방문해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 지정서를 수여했다.
국표원은 지난 10월 19일부터부터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올해 7월 검사기관 지정을 추진해 왔다.
안전성 검사는 수명이 70~80% 수준인 전기차 사용후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전기저장장치(ESS), 캠핑용 파워뱅크 등으로 안전하게 재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다.
국표원이 선정한 검사기관은 제주테크노파크,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원(KCL) 등 모두 국책 유관기관이었으나 이번에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피엠그로우가 지정됐다.
피엠그로우는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전기차 배터리 제조부터 구독서비스, 검사 및 진단 그리고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세컨드 라이프 제품 제조까지 전주기에 걸친 ‘이차전지 순환경제’를 사업모델로 삼고 있는 기업이다.
2020년부터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버스, 택시, 렌트카 등 실시간 전기차 운행과 배터리 전주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독자 개발한 AI알고리즘으로 배터리 잔존수명을 예측하는 기술을 축적해 왔다.
2021년에는 포항 블루밸리산업단지에 ‘배터리 그린 사이클 캠프’를 준공해 사용후배터리를 진단·평가하는 배터리 안정성검사센터를 구축했다.
이번에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선정된 것도 꾸준히 축적해 온 기술력과 연구개발(R&D) 투자 덕분이다.
피엠그로우는 향후 안전성검사에 소프트웨어(SW) 검사기법을 적용해 검사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운행중인 전기차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라인 검사를 도입해 정확한 배터리 상태와 잔존수명 진단·인증에서부터 정비, 보험, 중고차 사업과의 연계 등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촉진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박재홍 피엠그로우 대표는 “사용후배터리 시장 활성화에 필수인 안전성검사기관에 민간기업 1호로 지정된 것은 국가기관으로부터 당사가 축적해 온 배터리 진단 기술력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편리하고 정확한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피엠그로우는 부산테크노파크와 ‘전기차 배터리 순환경제 및 전기차 인프라 발전’ 업무협약을 맺고 올 초 부산 지사단지에 R&D센터를 입주시켜 후방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시장 확립과 지역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