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두 달 연속 감소하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 간 수신 경쟁이 주춤해지면서 예금금리 상승 폭이 전달보다 줄기는 했지만 대출금리 하락 폭이 이를 넘어서면서 예대금리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9개 국내 은행의 지난달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상품 제외)는 1.61%포인트로 전달(1.7%포인트)보다 0.09%포인트 더 줄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예대금리차는 올해 2월 2.22%포인트로 가장 많이 확대됐다가 이후 서서히 축소세로 바뀌었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은 0.74%포인트로 전달(0.8%포인트)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가 계속됐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NH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1.19%포인트로 가장 컸으며 신한은행이 0.52%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NH농협은행 측은 “금리가 낮은 초단기 정부 정책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예치되면서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3개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금리차도 전달 2.15%포인트에서 1.99%포인트로 줄었다. 하지만 6개 지방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은 2.21%포인트에서 2.35%포인트로 오히려 확대됐다.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것은 시중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대출금리가 내린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아울러 최근 은행 간 예금 유치 경쟁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예금금리는 여전히 오르고 있고 다소 내린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출금리 인하 폭보다는 적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4.18%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오른 반면 가계대출금리는 변동이 없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신금리 상승세도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대출금리 하락 폭이 더 컸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