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치판에서 유일하게 기대되는 사람은 ‘한동훈’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경제를 못 살리고 있어서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어요.”
수도권은 총선의 승패를 가르는 최대 승부처이자 민심의 바로미터다. 전체 의석 수 300석 중 121석을 차지해 수도권 승패로 의회 권력의 향방까지 결정된다. 여야가 총선을 임하는 데 있어 사활을 걸고 수도권 총력전에 나서는 이유다. 4·10 총선을 100일 앞둔 1일 서울경제신문이 찾은 수도권 곳곳에서 마주한 표심은 여야에 대한 지지가 극명하게 갈렸다.
의회 권력 탈환을 목표로 하는 국민의힘은 민생을 내세우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 곳곳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경제 부흥에 일조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 컵밥거리에서 10년간 가게를 운영해온 40대 여성은 “선거 때는 잘할 것 같아서 뽑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이 돼버리지만 그래도 한 위원장한테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종로구 대학로에서 만난 20대 남성도 “한 위원장은 의견이 뚜렷하고 올곧다는 인상이 있다”고 평가했다.
수도권 중에서도 가장 격전지인 서울에서 49석 중 41석을 확보했던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지역구 사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 민심에서도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게 감지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수산업을 하는 50대 남성은 “경제도 그렇고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고 나서 나아진 게 없다”고 했다. 용산구 이촌동에서 13년간 수선집을 운영한 60대 여성 조 씨도 “현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바꾸려고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여야 중 누가 중도층·무당층에게 선택받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구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 직장인은 “지금은 양당 모두 실망스러워서 무효표를 던질까 생각 중”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이 지난 선거 때 압승을 거뒀던 인천·경기는 여전히 국민의힘에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계양을에서 40년 넘게 살았다는 박 모(88) 씨는 “일만 잘하면 정당이 무슨 상관이냐. 민주당을 지지해서 이번에도 이재명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의식하고 있는 여당도 인지도 높은 후보들의 ‘험지’ 출마를 내세우고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취임 3개월도 안 돼 개각 명단에 오른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을 앞세워 수원 탈환에 나설 계획이다.
총선을 겨냥한 여당의 ‘서울 편입’ 카드는 수도권 민심처럼 여야로 극명하게 갈렸다. 김포에서 20년을 살아온 황용선(53) 씨는 “국민의힘이 서울 편입을 이야기해도 워낙 윤 정권의 상황이 안 좋아서 총선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정순자(74) 씨는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교통이 편해지고 집값이 오를 수 있어 여당이 유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