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연임에 대한 공식적인 의사 표명 대신 5000자가 넘는 장문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최 회장의 거취 표명을 둘러싼 설왕설래 속에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까지 제동을 걸었지만 3연임 도전 의지를 굳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시무식에 앞서 기자와 만나 ‘연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응답을 회피했다. 시무식이 끝난 후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발언하신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연임 의사에 대한 즉답을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최근 언론 접촉은 물론이고 대외 공개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며 침묵을 이어왔다. 지난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현직 회장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면서 거취 표명을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공식적인 거취 표명 없이 연임에 한 번 더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사석에서 “(바뀐 룰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된다”고 말하며 3연임 도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국민연금이 차기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3연임 불발 가능성도 부상했다. 국민연금은 현직 회장에 유리한 선임 절차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최 회장의 3연임 반대 표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2차전지 소재 사업 성과 등을 바탕으로 3연임을 밀고 나간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발표한 신년사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최 회장은 5000자가 넘는 장문의 신년사를 통해 올해 사업 방향을 촘촘히 제시했다. 그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인 하이렉스 시험 플랜트 구축, 염수·광물 리튬 1·2단계 사업 성공적 완수, 양·음극재 생산 능력 확대, 도시재생 사업 시장 지배력 강화 등 등 그룹 전 사업 영역에 걸쳐 올해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