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재명 피습…피의자 김씨는 누구] 밥먹을때도 정치 유튜브 심취'…칼 개조해 피습때 사용

"평상시 외부인과 교류 거의 없어"

소심한 성격 불구 정치 발언 자주 해

범행 당일 안경도 일부러 쓴 정황도

경찰 사무실 및 자택 등 압수수색

국힘-민주당원 여부 당적도 조사

'대장동' 등 재판 3건 연기 불가피

경찰이 충남 아산 소재의 김 씨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압수 수색하고 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경찰이 충남 아산 소재의 김 씨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압수 수색하고 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피습한 김 모(67) 씨는 평소 이웃과 교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유튜브 등을 통해 정치적 문제에 과몰입한 유형의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김 씨의 부동산중개 사무실에서는 흉기가 다수 발견됐고 피습 때 사용한 흉기는 등산용 칼을 인터넷으로 구매한 뒤 자체 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씨의 당적 확인에 나서는 등 관련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김 씨가 운영한 부동산중개 사무소 주변 주민들에 따르면 김 씨는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에 평상시 간단한 인사 외에는 말수도 적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평소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정부·정당 관련 비판도 하고 신문을 구독해서 읽거나 정치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보는 등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의 이웃 주민 중 한 명은 “통상 업자끼리 물건을 공유하기 때문에 식사 자리도 잦은데 김 씨는 알고 지낸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을 정도로 폐쇄적인 성향을 갖고 있었다”며 “김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과묵하지만 예의가 바른 노신사 같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부동산중개소와 가까운 곳에서 아내와 생활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치 혐오’ 범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 씨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한 주민은 “과거 김 씨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정치 성향을 밝히기도 했는데 극우 성향이었다”며 “최근 들어서는 정치 얘기를 잘 하지 않았지만 진보 성향으로 전향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였다”고 밝혔다. 다른 주민은 “식당 같은 곳에서 마주쳤을 때 이어폰을 꽂고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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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부에서는 과거 국민의힘 활동을 해온 김 씨가 지난해 민주당에 가입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씨의 여야를 상대로 정당 가입 여부 확인에 나섰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국민의힘과 민주당 당원 명부에 김 씨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찰이 공식적으로 수사 협조를 요청했고 당적 여부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김 씨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내부 모습. 채민석 기자김 씨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내부 모습. 채민석 기자


한편 이날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김 씨가 이 대표를 급습할 때 사용한 흉기는 길이 17㎝, 날 길이 12.5㎝ 크기의 등산용 칼이었고 손잡이 부분이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흉기를 구입한 뒤 미리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살인미수 혐의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김 씨의 동선 역시 계획범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 씨는 범행 전날인 1일 오전 KTX로 부산에 도착했다가 울산으로 간 뒤 범행 당일 오전 부산에 되돌아왔다. 경찰은 김 씨가 경남·부산 등 이 대표의 방문지를 따라다니며 사전 답사까지 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동선을 조사 중이다. 김 씨는 지난달 13일 민주당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 현장 인근에서도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범행 당시 김 씨가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본 인근 주민들은 “평소에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며 “범행을 위해 고의로 착용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새벽 법원이 경찰이 신청한 김 씨 관련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오후 2시께부터 김 씨의 자택 및 공인중개사 사무소 등에 대한 압수 수색도 이뤄졌다. 김 씨의 사무실 문에는 은행으로부터 온 내용증명 등기우편 도착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경찰은 1시간이 넘게 압수 수색을 진행했으며 수 점의 흉기 등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 및 휴대폰 포렌식 조사를 토대로 계획범죄 여부, 범행 동기, 공범 유무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김 씨는 전날 자정까지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이번 급습이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하며 ‘대장동 의혹’ 등 재판 진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현재 이 대표는 총 3건의 재판에 피고인으로 이달 출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재판부는 이번 사건으로 재판 일정을 연기하고 상황을 지켜본 뒤 추가로 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채민석 기자·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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