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임금체불에 대한 수사와 제재 강도를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이 장관은 4일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서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올해는 소액이라도 고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는 법정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임금체불 규모로 소액은 현장에서 1000만원선을 뜻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1000만원은 언뜻 액수가 커보이지만, 근로자 10명의 임금을 체불했다면 인당 100만원이라는 것”이라며 “과거처럼 몇천만원 임금체불 사건을 법정에 세우는 게 과도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매년 1조원을 넘겼던 임금체불액 규모는 점점 늘고 있다. 작년 1~11월 체불액 규모는 1조62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9%나 증가했다. 이 장관은 “작년 전체 체불액은 1조7000억원을 넘었을 것”이라며 “임금체불은 노동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일상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고용부의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임금체불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는 작년부터 시작됐다. 작년 임금체불 구속수사 인원은 10명으로 전년 보다 3배 늘었다. 압수수색도 52건에서 94건으로 확대됐다. 작년 9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합동 대책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검찰과 협력도 강화됐다. 임금체불 사건은 고용부가 먼저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하는 구조다.
이 장관은 “올해 체불근로자 생계비 융자 상환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해 피해 노동자의 부담을 덜겠다”며 “고의·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를 강화한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