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용 PC 키보드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코파일럿’ 버튼을 추가한다. 기존 윈도우 키로 시작 메뉴를 불러왔듯 코파일럿 키를 누르기만 하면 AI가 실행되는 방식이다. 오픈AI와 함께 생성형 AI 혁명을 이끌고 있는 MS가 하드웨어(HW)부터 AI 사용 편의성을 개선해 올해 본격적으로 개막하는 AI PC 시대 운영체제(OS) 패권을 쥐려 한다는 분석이 따른다. MS는 앞서 지난달 26일 모바일에서 코파일럿을 이용할 수 있는 앱을 출시한데 이어 이번에 PC에도 키를 추가함으로써 생성형 AI 상용화에서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일(현지 시간) MS는 윈도우 11 PC 키보드에 코파일럿 키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기존 키보드 우측 ALT와 CTRL 키 사이 자리잡은 기능(펑션)키나 윈도우 키 대신 코파일럿 키가 자리잡게 된다. MS는 “윈도우 키가 추가된 후 30년만에 PC 키보드에 중대한 변화가 왔다”며 “새 키를 누르면 윈도우에서 코파일럿을 바로 호출할 수 있어 일상에서 사용을 매끄럽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파일럿은 지난해 9월 MS 윈도우11에 업데이트된 생성형 AI다. 오픈AI의 챗GPT와 같이 최신 GPT-4 기반으로 작동하는데다 별도 사용료가 없다. MS는 코파일럿을 업데이트하며 윈도우 키와 C를 함께 누르면 실행되도록 했으나 단축키 조합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졌다. 이에 키보드에 전용 실행 키를 추가해 복잡한 단축키 조합이나 별도 애플리케이션 실행 없이도 코파일럿을 사용하도록 만든 것이다.
올해 PC 제조사들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생성형 AI 사용이 가능한 ‘AI PC’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1위 인텔이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노트북용 CPU ‘코어 울트라’를 출시했고, AMD와 퀄컴 등 경쟁사들도 속속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CPU를 내놓고 있다. MS는 “CES 2024을 전후해 코파일럿 키를 추가한 PC가 출시된다”며 “시스템부터 반도체, HW에 이르기까지 윈도우가 AI와 매끄럽게 통합되며 올해를 AI PC의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MS는 코파일럿와 윈도우의 융합으로 애플 맥과 리눅스 등 경쟁 PC·OS와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를 비롯한 타 AI 대비 코파일럿 접근성을 높여 생성형 AI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 또한 읽힌다. 실제 MS는 지난해 말 안드로이드·아이폰 용 코파일럿 앱을 연달아 출시하며 모바일 시장 또한 동시 공략하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타 플랫폼처럼 생성형 AI 또한 선점효과를 크게 볼 가능성이 크다”며 “절대다수 PC 사용자가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코파일럿을 최대한 노출시켜 표준을 장악하고 상대적으로 열위인 모바일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