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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그룹이 솔루션즈 IPO 서두르는 이유…“불발 시 1년 뒤 2200억 갚아야 할 수도” [시그널 INSIDE]

FI와 내년 1월까지 IPO 마치기로 계약

미완료시 영구채 2200억 원 되살 부담

솔루션즈 인수 후 지주사 신용등급 'A'→'A-'

악화한 재무 건전성 개선 위해 IPO 필수적

'중복 상장' 지적 불가피…주가 급락 우려도





DN그룹을 대기업 반열에 올린 DN솔루션즈(옛 두산(000150)공작기계)가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DN솔루션즈 인수로 재무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한 DN오토모티브(007340) 입장에서는 연내 DN솔루션즈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해야 2000억 원 규모 영구채 상환 시기를 늦출 수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DN솔루션즈는 숏리스트(적격 후보자 명단) 구성,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 주관사 선정 절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증권사를 선별해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안서 마감은 다음 달 초까지다. RFP를 수령한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연내 증시 입성 의지가 강해 보인다”며 “주관사를 빠르게 선정한 후 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 물리적으로 연내 상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DN그룹이 DN솔루션즈 상장을 서두르는 건 지주사인 DN오토모티브가 DN솔루션즈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서 맺은 계약 때문으로 풀이된다. DN오토모티브는 2022년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지엠티홀딩스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로부터 DN솔루션즈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때 DN오토모티브는 인수자금 2조 950억 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KB인베스트먼트 등로부터 영구채 형태로 2200억 원을 조달했다. DN오토모티브가 2025년 1월 27일까지 DN솔루션즈 IPO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일정 수익률을 가산해 영구채를 사들여야 하는 콜옵션(매수청구권)이 포함된 구조다. 만약 DN오토모티브가 해당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FI들은 지엠티홀딩스가 보유한 DN솔루션즈 보통주 전량에 대해 동반매각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즉, 1년 안에 DN솔루션즈 IPO를 마치지 못하면 2200억 원에 일정 수준의 이자까지 얹은 액수를 갚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솔루션즈 인수 후 오토모티브 신용등급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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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DN솔루션즈 인수 후 악화한 DN그룹의 재무 상황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결 회계 기준 DN오토모티브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3902억 원이었다. 2022년 말(5093억 원)보다 23.4% 줄었다. 반면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4555억 원에 달했다. 앞서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1조 51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차입으로 조달한 탓이다.

DN오토모티브 부채비율은 2020년 말 46.9%에서 2022년 말 305.8%까지 늘었다. 다행히 이익 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이 241%까지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업종과 기업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간주한다. DN오토모티브 신용등급은 2022년 2월 기존 A급에서 한 단계 강등된 A-급을 2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엔 DN오토모티브가 금융기관 차입금 중 약 1800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DN솔루션즈의 기업가치를 3조 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는 만큼 지엠티홀딩스가 구주매출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안을 계획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더블 카운팅’ 우려…오토모티브 주가 급락 우려도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해 기업가치의 중복이 발생하는 ‘더블 카운팅’ 우려는 상장 과정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DN오토모티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연결 기준 2조 4630억 원, 개별 기준 5090억 원이다. 연결 회계와 개별 회계 간 차이가 5배 가까이 나는 이유는 DN솔루션즈가 사실상 DN오토모티브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때문이다. 같은 기간 DN솔루션즈 매출은 1조 5822억 원에 달한다.

DN오토모티브 주가는 DN솔루션즈 인수 후 실적 급성장에 따라 함께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21년 1월 4일 2만 595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해 7월 12일 10만 2600원까지 올랐다. DN솔루션즈의 상장 주관사 선정 돌입 소식이 전해진 이날 DN오토모티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07% 튀어올라 8만 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DN솔루션즈가 상장을 마치면 DN오토모티브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두산로보틱스(454910) 상장 후 두산과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 상장 후 에코프로(086520)의 주가 역시 상장 직전일 대비 각각 20%, 10% 넘게 빠졌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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