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포켓몬빵 품절 대란이 있었죠. 소비가 급증했지만 공급량이 부족했고 또 가격 인상도 안되니 결국 아이들은 밤에 줄을 설 수밖에 없었죠. 시장경제의 핵심은 가격이에요. 빵 하나도 이러한 데 수많은 상품에서 가격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인물과사상사)’의 저자 남시훈 명지대 교수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시장경제의 구조를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켓몬빵은 저자의 책에서 ‘시장과 가격’을 설명하는 중요한 사례로 등장한다. 그는 “기업은 특정 상품의 인기가 단발성인지 지속될 지 판단하기 어렵고 또 공장 증설에도 시간이 걸려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수 없다”며 “정상적인 시장경제에서는 상품의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올라가지만 이 경우는 올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잠시 동안 포켓몬빵의 구하려는 아이들의 성화에 부모들도 곤혹스러웠겠지만 결과적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빵의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에 기업의 판단은 맞았다고 볼 수 있다.
명지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인 저자는 경제 구조와 현상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게 설명했다. 포켓몬빵을 비롯해 코로나19 시기 마스크 5부제, 세금, 기본소득, 넷플릭스 등 경제 사례들을 들고 있다. 남 교수는 “물건을 사고, 취직과 투자를 하고 퇴직하는 이런 모든 행동은 지금 경제가 어떤가에 기반해 선택을 해야 하는 일"이라며 "현재의 시장경제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 좀 더 낫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 삼성전자 주가의 변동을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경제학 논리를 모르고 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단언했다. 경제학은 무엇이 ‘보이지 않는 손’이고 ‘보이는 손’인지를 가르쳐줄 뿐이라는 의미다.
남 교수는 시장경제에 따른 효율성을 강조하면서도 여기에는 형평성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적의 가격과 생산 소비를 통해 효율성을 찾는 것과 함께 국가에 의한 형평성 유지도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용의자의 딜레마'와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각자가 이익을 취하려 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려운 데, 국제기구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경제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좋은 정책을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