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보조금 전쟁에 '배터리·부품' 공급과잉 우려 [2024 전미경제학회]

■ IRA 구조적 모순도 화두

기후변화·대중견제 목표 등 혼재

정부정책 일몰 후 시장침체 사례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전 세계 보조금 전쟁이 불붙은 가운데 이 같은 산업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화두가 됐다.



5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2024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부활한 미국의 산업 정책에 대한 격론이 이어졌다. 마이클 린드 텍사스대 교수는 “IRA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목표가 모순되고, 목표와 방법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기후변화 대응, 미국 제조업 부활, 대중국 견제 등 다양한 목표가 섞여 있는 IRA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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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를 들어 지구에 소행성(기후변화)이 떨어지는데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은 배제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에서 만든 로켓만 소행성에 쏘겠다고 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상충하는 목표가 정책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보조금 정책이 불러올 공급과잉 문제도 우려했다. 그는 “IRA의 결과로 중국도 보조금을 늘리고 있고 유럽도 보조금 계획을 발표했다”며 “보조금을 받는 배터리와 부품, 재생에너지 부품 등이 엄청나게 많이 생산될 것이다. 그것은 창고보다도 더 차가운 시장에 버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콜트 NGP에너지 파트너는 “정부 정책이 영구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IRA 등 정부 주도 산업 정책은 훗날 해당 정책이 일몰된 뒤에도 기업들에 사업을 지속할 만한 확장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독일은 신재생에너지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 시장을 키웠지만 이 제도가 2013년 중단된 후 태양광 제품 등의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유럽 국가의 재생에너지 인센티브 등을 발판으로 업스트림 제조업을 확장했고 이제 안정적이고 실행력을 갖춘 시장의 리더가 됐다는 게 콜트 파트너의 분석이다.


샌안토니오=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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