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와 더불어 위상이 높아진 국내 유통업계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은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무기 중 하나로도 자리잡았다. 대형 유통사가 내세운 브랜드는 이름값이 부족한 국내 중소·중견 기업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의 PB상품 수출액은 직전 년도 대비 37% 늘어난 374억 수준까지 확대됐다. 액수의 80% 이상은 ‘노브랜드’가 차지했다. 800여 종 상품이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의 PB 상품 수출 실적 역시 매년 증가세다. 2022년 전년 대비 30% 오른 데 이어 지난해도 5% 가량 늘었다.
해외 시장에서 유통사 PB 상품의 성과는 국내 중소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PB 상품을 취급하는 전문 매장이나 e커머스 플랫폼이 중소기업 상품을 해외로 보내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다. 롯데마트는 수출용 PB 상품의 90% 이상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에서 생산됐다. 라면과 우유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품목이 이에 해당된다는 의미다. 이마트가 수출한 노브랜드 품목 중 중소규모 기업 생산분도 60%를 넘는다. 지난 2019년 필리핀 내 첫 노브랜드 전문점을 낸 이마트는 4년 만에 이 나라에서만 점포 수를 19곳까지 늘렸다.
대만에서 서비스를 확장 중인 쿠팡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쿠팡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의 수출액 역시 올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쿠팡을 통해 대만에서 팔리는 제품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이 도맡았다. 지난해까지 대만에 2개의 풀필먼트센터를 설치하며 시장에 자리잡은 쿠팡은 올해 상반기 중 3호 시설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만 풀필먼트센터는 쿠팡의 PB 브랜드 ‘곰곰’과 ‘탐사’도 취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