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모기업·시·국회·인권위·대사관 찾아갔지만…결국 고공농성 길로

한국옵티칼 구미공장 청산 1년2개월 갈등

“고용 승계” 직원들, 전방위 해결 요구 무위

사측과도 평행선…전일 직원 2명 농성 돌입

박정혜 전국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 등 2명이 8일 한국옵티칼 구미공장 건물 위에서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사진제공=금속노조박정혜 전국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 등 2명이 8일 한국옵티칼 구미공장 건물 위에서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공장 화재 핑계로 회사 청산은 협박이다, 일터를 포기할 수 없다.”



2022년 11월 7일 전국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가 낸 성명서다. 같은 해 10월 한국옵티칼은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공장이 화재로 전소하자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18년 간 1900억원대 흑자를 낸 구미 알짜 기업의 예상 못한 악재였다. 이후 사측은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하지만 희망 퇴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직원들도 있었다. 버티던 직원들이 계속 떠나면서 공장을 지키겠다는 직원은 이제 11명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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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직원들은 공장 폐쇄 결정부터 1년 2개월 동안 전방위로 회사 청산 결정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2022년 12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듬해 1월부터 두 달에 한 번 꼴로 릴레이 집회를 이어왔다. 공장 철거에 관한 행정권이 있는 구미시에 해결책을 촉구했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입도 요청했다. 작년 9월 공장에 남은 직원들의 퇴거를 위한 단수와 단전 조치가 이뤄져서다. 한국옵티칼과 거래 관계에 있는 협력사들도 찾았다.

무엇보다 남은 직원들은 한국옵티칼의 모회사인 일본기업 닛토덴코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닛토덴코가 나서달라’며 작년 한국에 있는 일본 대사관과 일본 닛토덴코 본사 앞도 찾았다. 일본 정부를 향해서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1년 2개월 동안 이어진 한국옵티칼 청산 문제는 해결책 없이 더 꼬여가고 있다. 남은 직원들은 닛토덴코의 자회사인 평택에 위치한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 승계를 최종안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힌국옵티칼 측은 남은 직원들을 상대로 가압류 소송을 제기했고, 공장철거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양측은 강대강 구도다.

결국 남은 직원 11명 중 여직원 2명이 전일 오전 6시 40분 구미공장 출하장 건물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전일은 공장 철거 예정일이었다. 고공농성에 나선 박정혜 지회 수석부지회장은 “12년 동안 일한 회사가 한 순간에 우리를 버리고 떠난 날부터 마음 편한 날이 하루도 없었다”며 “고용 승계 없이 공장 철거는 없다, 공장의 주인이 노동자임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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