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 '솔로지옥'이 세 번째 시리즈를 내놓은 가운데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세 번째 시즌에 접어 선 두 프로그램들은 앞선 시즌과도 차별점을 꾀하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제작진의 고민이 담겨 있다. 연애 프로그램들이 세 번째 시즌이 제작됐다는 것 자체가 앞선 시즌의 인기를 의미하고, 이는 시청자들과 출연자에게 패를 이미 보여줬다는 뜻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특성상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되지만, 제작진의 진행이 아예 없을 수 없다. 때문에 시즌3는 차별점과 정체성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제작진의 장치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즌3로 돌아온 연애 프로그램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두 개의 지옥도로 초대하는 '솔로지옥3'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3'는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 쇼다. 2021년 시즌1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즌2, 시즌3까지 제작됐다. 외딴 섬에 초대된 남녀, 천국도와 지옥도가 주는 반전, 그 속에서 피어나는 남녀 사이의 아슬아슬한 감정선, 육체적 매력을 강조해 섹시함을 더한 게 '솔로지옥' 시리즈의 관전 포인트다.
'솔로지옥3'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솔로지옥3'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10'(12월 25일~31일) 차트에서 1940만 시청시간, 220만뷰(시청시간을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비영어권 7위에 올랐다. 이번 솔로지옥3는 지옥도를 두 개로 설정해 전 시즌과 차별점을 꾀했다. 그간 '솔로지옥'은 아무것도 없는 지옥도에 출연자를 모아놓고, 데이트를 하러갈 때 최고급 호텔인 천국도로 데려간다. 지옥도 하나와 천국도 하나로 구성된 게 전 시즌이라면, 이번에는 두 개의 지옥도로 초반 반전을 줬다. 한 개의 지옥도에 있던 출연진이 천국도에 갔다 온 후 돌아와 보니 지옥도가 두 개였다는 설정. 다른 지옥도에는 또 다른 출연자들이 존재했다. 반전과 재미를 모두 잡은 장치였다. 다만 천국도는 지난 시즌과 차이가 크지 않고 평이해 볼거리가 부족했다는 평도 존재했다.
'솔로지옥3' 최고의 화제성은 농구선수 이관희다. 그는 프로그램 초반 여성 출연자들을 향해 "얘, 쟤, 쟤"라는 무례한 발언으로 빈축을 샀고, 여성 출연자들도 이관희에 대해 호감이 없음을 표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가감없는 발언이 이관희의 매력을 빛냈다.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솔직함으로 무장한 그는 가식 없는 모습으로 여성 출연자들을 사로잡았다. 데이트권을 따내는 시합에서 활약한 피지컬도 한목했다. 여성 출연자 3명의 관심을 받은 이관희는 무려 사각관계를 형성한 것. 프로그램 초반 한 데 모여 이관희에게 호감이 없음을 보여주던 여성 출연자들이 그에게 빠져드는 반전을 선사한 것이다. 이관희의 마음이 누구에게 향할지 기대된다.
◇ 당신은 전 연인의 택배를 받을 수 있나요? = 과몰입의 끝판왕 '환승연애' 시리즈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3'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며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전 연인과 합숙하면서 새로운 인연을 찾는다는 파격적인 포맷으로 시즌1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실제 전 연인과 등장한 만큼 강력한 서사, 과몰입을 부르는 몰입감 등이 '환승연애'의 매력이다. 여기에 출연자들의 전 연인을 추리하는 패널들의 모습도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환승연애3'도 지난달 29일 첫 회차 공개 후 8일간, 지난 시즌보다 50% 이상 많은 유료가입자를 끌어 모으며 여전한 팬덤을 과시했다. 이번 '환승연애3'는 시즌1, 2와 다른 제작진이 투입됐다. 메인 PD를 비롯해 대다수의 제작진이 바뀐 것이다. 우려 속에서 뚜껑을 연 프로그램은 시즌1, 2와 결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첫째 날 저녁 전 연인이 보낸 택배를 전달하며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끌어올렸다. 전 시즌에서 합숙 첫날 저녁, 전 연인이 보낸 설명서를 읽는 게 원칙이었다. 시즌3 출연자들 역시 곧 설명서를 읽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벨이 울렸을 때 등장한 건 택배였고, 이는 출연자들에게 작은 반전으로 다가갔다.
'환승연애3'의 화제서을 견인하고 있는 건 13년 장기 커플이었던 서동진과 송다혜다. 13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주는 압도감, 아직 감정 정리를 다 하지 못한 송다혜의 눈물이 있다. 송다혜는 그룹 베스티 출신이고, 서동진은 아이돌 연습생 출신인데, 직업 특성상 공개하지 못한 아픔 등이 겹쳐져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13년 연인이 감정을 정리하려고 '환승연애3'에 출연한 것 만큼 강력한 진정성은 없기에 몰입감은 더욱 크다.
◇ 연프는 결국 스타 탄생이 관건 = 일반인이 출연하는 연애프로그램의 성패는 결국 스타 탄생에 달려 있다. 그동안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연애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솔로지옥' 프리지아, 차현승, 덱스 '환승연애' 해은, 성규, 나연, 희두, '하트시그널' 임현주, 김현우 등의 스타가 탄생했다. 이들은 연예인급 인기를 누렸으며, 현재까지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인물들도 많이 있다. 화제의 인물이 탄생했다면, 프로그램이 성공해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연애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일반인인 만큼 시청자들이 더 공감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정당성이 떨어지는 경우 몰입도가 깨진다. 소위 '뜨기 위해 출연하는 출연자', 연예인 지망생, 인플루언서 등의 등장이 몰입도를 헤치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솔로지옥3'의 이관희가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다른 출연자들은 프로그램 이후를 생각해 이미지를 챙기는데, 이관희는 이를 생각하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방송임을 아예 자각하지 않고 행동하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진정성과 논란 사이, 줄다리기 끝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출연자가 스타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솔로지옥3'은 단연 이관희가 있고, '환승연애3'는 현재로서 송다혜가 있다. '환승연애3'는 아직 3회까지 공개됐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새로운 인물이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환승연애2' 역시 후반부 현규가 메기로 등장해 해은에게 직진하며 스타로 떠오른 바 있다. 앞으로 '환승연애3'를 통해 어떤 출연자가 떠오를지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