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계측제어정비 기업 우진엔텍이 올 기업공개(IPO) 시장 첫 타자로 나서 올 해 첫 새내기주로 증시에 데뷔한다. 지난해 말부터 과열되기 시작한 공모주 투자 분위기가 견조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우진엔텍의 ‘따따블(상장일 주가가 공모가의 두 배가 되는 것)’ 가능성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진엔텍은 오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우진엔텍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발생일은 11일부터로 금융 당국이 일정 변경이 필요한 수준의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진엔텍은 8일부터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해 첫 날부터 기관투자가들이 앞다퉈 높은 가격에 주문서를 써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진엔텍과 동시에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는 HB인베스트먼트의 상장 예정일은 우진엔텍보다 하루 늦은 25일이다.
업계에서는 우진엔텍의 IPO 흥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케이엔에스(432470)와 LS머트리얼즈(417200), DS단석(017860) 등 지난해 말 ‘따따블’ 종목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공모주 투자 심리가 최고조인데다 이달까지 공모 규모가 최대 수백억원인 중소형주만 상장에 나서 수급 확보에 유리하기 떄문이다. 우진엔텍 역시 공모가(4300~ 4900원) 상단 기준 공모액이 101억 원에 그치는 소형주다. 최근 두 달 간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 대부분은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우진엔텍의 공모 구조가 시장친화적이라는 점도 흥행 기대감을 높인다. 우진엔텍 IPO는 구주매출 없이 신주 발행 100%로 진행된다. 상장일 유통 주식 물량은 전체의 17.78%로 ‘품절주’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는 공모가 상단 기준 약 81억 원에 불과한 액수여서 비교적 적은 매수세로도 주가 상승이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다.
우진엔텍은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정비하는 기업으로 코스피 상장사인 우진의 핵심 자회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30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9억 원으로 2022년 전체 영업이익(57억 원)을 넘어섰다. 수산ENS를 이은 업계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으로 고리·새울·신한울·한울·한빛 등 전국 5개 원전의 경상정비를 맡고 있다.
우진엔텍은 2017년 6월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와 2019년 12월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를 대상으로 2026년부터 원전 해체 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한편 우진엔텍의 상장 주관사를 맡은 KB증권이 지난해와 달리 올 IPO 시장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한 건도 주관 실적을 쌓지 못했지만, 하반기부터 LS머트리얼즈·쏘닉스·에코아이 등의 상장 주관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실적 반등세를 보였다. 이 같은 성과로 유승창 KB증권 IPO본부장이 부임 1년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KB증권은 또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HD현대마린솔루션의 대표 주관사를 맡고 있다. 시장에서 최대 4조 원 가량의 몸값이 거론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받는 중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반기 코스피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