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도 여기를 다시 방문해서 상인분들의 애로사항을 점검해주세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를 찾은 뒤 담당국에 이 같이 주문했다고 한다. 최 부총리의 홍대 방문은 그의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이기도 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부총리가 현장 방문 실효성을 높이는 데에 관심이 크다”며 “향후에도 현장방문 후 필요 시 사후관리(A/S)를 위해 소관과에 방문 장소를 다시 찾으라고 주문하실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9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현장 방문이 실제 효과적인 정책 설계로 이어질 수 있게끔 각종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업무 방식부터 바꿔야 기재부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통 각 부처 장차관급 이상 인사들은 일주일에 두세 번은 주무 부처와 관련이 깊은 현장을 찾곤 한다. 장관의 현장 방문 횟수가 일종의 ‘성과지표’처럼 여겨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현장 방문은 대체로 1회성 시찰 내지 ‘사진 촬영 요식행위’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강했다.
최 부총리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현장을 찾는 데에 관심이 크다고 한다. 통상적인 현장 방문처럼 미리 장소를 섭외한 뒤 정해진 수순에 따라 질문을 받을 경우 구체적인 정책 피드백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기재부는 부총리에게 직접 현장 방문 장소를 제안할 수 있는 게시판도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 최 부총리가 홍대 걷고싶은거리를 찾은 후 주문한 ‘사후관리’ 역시 현장 방문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는 현장 방문 때도 기자단 동행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별도 준비 없이 현장에 가서 일단은 말씀을 많이 들어보자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지난 2일 내부 취임식을 온라인 ‘라방(라이브 방송)'으로 갈음했던 것도 기재부 내에선 소소한 화젯거리였다. 기재부 미디어팀장과 주무관 한 명과 함께 소소하게 대담하며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이었다. 젊은 직원들과 보다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라방’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최 부총리는 당시 별도로 배포한 취임사에서 “우리(기재부)는 변화의 속도에 점점 뒤처지고 현장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며 “한마디로 기재부의 위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