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자리 모인 ‘제3지대’…민주 '비명 4인방' 10일 탈당

■가시화 되는 '빅텐트'

이낙연·이준석·금태섭·류호정

양향자 출판기념회 참석에 관심

"양당의 기득권 구조 깨야" 한뜻

원칙과 상식 "李, 결단 답 안줘"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왼쪽부터) 전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등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왼쪽부터) 전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등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여의도 정치권의 ‘제3지대’ 지각변동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데 이어 민주당 내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도 민주당 탈당을 공식화했다. 신당을 창당했거나 준비 작업 중인 4인방(금태섭·양향자·이낙연·이준석)도 속도를 내고 있다.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목표로 한 빅텐트 움직임이 첫발을 뗐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이 전 총리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새로운선택’ 구성원인 금태섭 전 의원과 류호정 의원 등이 참석한다는 것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행사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전 총리는 축사를 통해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다”며 “새 구도를 만드는 데 양 대표의 도전 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도 도전해주시고 저희들도 잘 지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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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도 “누군가는 우리가 ‘여의도 사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여의도 사투리를 대체할 또 다른 방언으로 ‘서초동 사투리’를 용납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우리가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언어가 있다면 과학기술, 젊은 세대의 얘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5000만 명의 문법을 쓰겠다’는 말을 비꼬면서 양 대표의 ‘과학기술 사회’ 비전을 응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응천(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조응천(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시각 양 대표의 행사장에서 10m가량 떨어진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개최됐다. 기념회에 앞서 조 의원은 이날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10일 탈당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끝까지 결단을 요구했는데 저희가 답을 못 얻었으니, 그럼 방법이 없지 않느냐”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은 그간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왔다.

지근거리에서 제3지대 합류 가능성이 높은 의원들의 행사가 연이어 열리면서 이 전 총리와 이 위원장은 두 행사를 오가며 축사를 통해 신당 창당에 힘을 실어줬다. 이 전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이 살아 계신다면 당신의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는 정치인으로 조응천을 꼽을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 또한 “(조 의원의) 이번 도전은 꼭 성공하셔야 하고 많은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제3지대 구성이 현실화하면서 이제는 이들의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다른 세력과의 차이가 한강 정도라면 ‘한국의희망’과는 청계천 정도”라며 신당의 미래를 확신했다. 조 의원도 “(당이 나눠지면) 아마 별 시너지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어떻게든 빅텐트가 만들어져야 국민들이 마음 편하게 기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훈 기자·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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