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의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메인 트랙 발표는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의 글로벌 데뷔 무대로 주목 받았다. 서 회장은 영업, 서 대표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셀트리온의 ‘투톱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 대표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MHC에서 전반부 프레젠테이션을 맡았다. 서 대표는 다소 긴장된 얼굴로 연단에 올라 20분간 회사 현황과 비전을 영어로 소개했다. 이후 열린 대담에서 서 회장은 서 의장을 큰아들이라고 소개한 뒤 “제 나이가 69세여서 언제까지 활동할지는 모르겠다”며 “제가 활동을 못 하면 이 친구가 ‘환자와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된다’는 나와 같은 마음으로 (경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행사에서 후계자로 서 의장을 공식 지목하고 힘을 실어준 것이란 해석이다.
서 회장은 발표 이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서 대표는 나랑 같이 공동 회장이고 R&D를 전문으로 한다”며 “내가 잘하는 건 약을 파는 영업이고 서 대표가 잘하는 것은 연구라 서로 역할이 나눠져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동물세포공학실험실에서 석·박사 과정으로 약물 항체 반응 등에 대해 연구했다. 그가 대학원 시절 같이 연구한 동문 다수가 셀트리온에 재직 중이다. 서 대표는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과학연구소에 입사했다. 2017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를 지냈고 2021년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됐다.
서 회장과 함께 간담회에 처음 참석한 서 대표는 “다소 긴장이 됐다”는 말로 JPMHC 발표 소회를 밝혔다. 서 의장은 JPMHC에는 2014년부터 꾸준히 참석하고 있고 여러 글로벌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도 수 없이 했지만 국제적인 행사에서 수백명 청중 앞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국 토박이’인 서 대표는 지난달 말부터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은 JPMHC 2주 전에 서 대표에게 프리젠테이션을 지시했다고 한다. 서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우리 미래 계획을 얘기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품 개발 책임자가 직접 스피치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서 회장의 둘째 아들인 서준석 전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 역시 미국 판매법인장으로 체류 중이다. 서 회장은 다음달부터 차남과 북미를 돌며 현지 영업 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