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플랫폼 요율 받으려는 보험사에…당국 “보험료 달라서는 안돼"

중개 수수료 이유로 보험료 높이려는 보험사에

지난 11일 금융위 “4요율 보다 3요율 책정해야”

보험료 차등은 서비스 도입 취지와도 맞지 않아


다양한 보험 상품을 플랫폼에서 쉽게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 당국이 플랫폼에서 보이는 보험료가 보험사에서 보이는 보험료보다 높으면 안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드러냈다. 보험 상품 가격을 둘러싸고 보험 업계와 플랫폼 업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당국이 사실상 보험사들의 요율 책정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앞으로 보험사들이 어떻게 상품 가격을 책정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보험 및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열린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점검회의에서 금융위원회가 “업계 간의 협상 문제이긴 하지만 소비자 효용 측면에서 ‘4 요율’ 보다 ‘3 요율’을 책정해 플랫폼과 보험사 사이에 상품 가격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플랫폼에 내는 중개 수수료를 보전하기 위한 명목으로 플랫폼에 입점하는 보험 상품의 가격을 보험사 홈페이지에서보다 높게 책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서 4 요율을 적용한다면 지난 1년 넘게 이 서비스 출시를 위해 고생한 모든 것을 망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설계사, 비대면채널(CM), 텔레마케팅(TM) 등 3개의 요율 체제를 갖고 있고, 이에 따라 고객들이 내야 하는 보험료가 결정된다. 그런데 이번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일부 보험사들이 플랫폼에 들어가는 상품들에 대해 ‘플랫폼 전용 보험 요율’을 추가 적용하는 ‘4 요율’ 체계를 도입하려는 모습이다. 이 경우 같은 보험 상품이라도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격이 보험사 자체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격보다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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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험사들이 플랫폼 전용 보험 요율을 추가로 도입하려는 이유는 플랫폼에 내는 중개 수수료 때문이다. 최근 금융 당국이 자동차 보험의 경우 최대 4.9% 내에서 수수료를 결정하라고 제시한 바 있는데, 중개 수수료 지급 문제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보험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핀테크 업계는 보험 요율과 중개 수수료는 별개라고 반박하고 있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보험사들은 배너 광고 등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비교 추천 플랫폼은 보험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모이는 곳이라 오히려 더 좋은 마케팅 채널이 될 수 있다”며 “기존 광고 비용은 생각하지 않고 중개 수수료만 논하는 것은 마케팅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플랫폼 전용 보험 요율을 추가로 도입하면 정확한 보험료 비교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지난 9일 출시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와 비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4대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의 평균 금리는 3.72~4.53%로, 일반 주담대 평균금리 3.54~5.72%보다 금리 상단이 1.19%포인트 낮다. 은행들 역시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에 대해 플랫폼에 중개 수수료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금리 인하라는 서비스 도입 취지에 발맞춰 더 낮은 이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편 핀테크 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제시한 중개 수수료 상한선 보다 더 낮은 수준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핀테크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의 경우 4.9%보다 훨씬 낮은 3%대를 제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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