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로터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업의 길

이은주 한국IBM 사장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그리고 42년 만에 최대 12월 적설량을 기록한 서울까지 연말 연초부터 기후위기를 실감케 하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 또는 재난이라고 말할 정도로 환경의 변화가 급격하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하다. 지난해 말 두바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기후 정상회의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당사국들은 203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억제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방안에 합의했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없었던 예전과 다르게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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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도 동참하고 있다. IBM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95%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운영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상당한 목표 달성을 이룬 기업은 단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에 따르면 전략이 실행되기까지 가장 큰 장벽은 규제와 불충분한 데이터이다. ESG 데이터를 쉽게 접근하고 분석하며 이해하는 역량 없이는, 어떠한 전략이 효과적인 결과와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가져오는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는 분석이다.

좋은 소식은 계속해서 들려오는 신기술 개발 소식이 기업들에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인공지능(AI)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해 비즈니스 리더에게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낭비를 최소화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데이터에 기반한 냉철한 평가를 통해 현재 위치, 이루고자 하는 목표,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와 지속 가능성 목표를 조정하고 또다시 데이터를 취합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엔드투엔드(종단 간) 지속 가능 기업 운영이 가능해진다.

또 센서와 소프트웨어는 인프라의 수명을 크게 연장할 수 있는 예측적 유지 보수를 가능하며 이는 미래의 기술이 아닌 실제 현업에서 활용 중이다. 포스코·롯데바이오로직스·한국전력과 같은 대표적인 우리나라 제조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IBM의 맥시모라는 자산관리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설비의 교체, 유지 보수, 투자 등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디지털화된 설비별 데이터를 토대로 객관적 타당성을 평가한다. 이는 곧 투자 비용 절감은 물론 업무의 효율성 증대로 이어진다.

최근의 많은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시대이다. 이에 더해 2026년부터는 국내 상장사 ESG 정보 공시 의무화가 적용되는 만큼 ESG는 비즈니스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로 거듭날 것이다.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은 커지고 그를 이루기 위한 기술도 많이 발달했기에 이제는 ESG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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