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전공·의대 정원 늘고 '필수' 폐지 확산…2025 대입 불확실성 더 커졌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 무전공 선발 확대·신설 검토

"합격점수·모집단위 변화 불가피"

의대정원 확대 가능성…"최상위권 이공대 합격점수 하락할 수도"

문과침공 완화 위해 17개 대학 선택과목 지정 규정 폐지

올해 첫 학폭 조치 반영…서울대 등 총 147개 대학 제재 동참

입시 전문가 "수험생 부담↑…수능 준비 등 기본에 충실해야"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될 2025학년도 입시부터 무전공 모집으로 신입생을 뽑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의대 정원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입시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무전공 신입생 선발 확대가 현실화 할 경우 합격점수(입결)와 모집단위 변화가 불가피하며, 의대 정원 확대는 의대 쏠림 현상 심화로 이공계열 입결 하락을 부채질 할 수 있다. 이밖에도 미적분 등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는 대학도 크게 증가하고, 올해 처음으로 학교폭력(학폭) 기록이 입시에 반영된다. 지난해 고3 학생들은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불확실성 속에서 대입을 치렀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되면서 수험생들의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각 대학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들은 학과나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입학한 뒤 2학년 때 진로를 정하는 '무전공' 또는 '자유젼공' 입학생 선발을 확대 또는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입학정원이 123명인 기존 자유전공학부 기능을 내년 3월 출범할 예정인 '학부대학'으로 옮기고 신입생 정원을 4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문사회계열에 95명 규모의 자유전공학부를 두고 있는 고려대 역시 무전공제 확대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는 이달 들어 무전공 입학생 선발 검토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했다. 자유전공제를 시행하다 10여년 전에 폐지한 성균관대학교 역시 다시 자유전공 입학생 선발을 검토 중이다. 한양대학교는 올해 말 시행할 2025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자유전공학부인 '한양인터칼리지'를 신설하고, 250명을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수도권 대학은 모집정원의 20%, 국립대는 25%를 무전공으로 선발해야 수천억 원에 달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국립대육성사업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안을 검토 중인 만큼, 무전공으로 신입생을 뽑는 대학들은 더욱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주요 대학의 무전공 입학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우선 입시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모집단위도 바뀌고 합격선도 바뀌기 때문에 대단히 큰 변수”라며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기 위해) 대학들이 선발 관련 내용을 최대한 빨리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시 이후에도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문과생의 경우 대학 입학 이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협 수험생의목소리 대표는 “올해 입시를 치르는 문과생의 경우 심화수학 등을 수능에서 응시하지 않고 입학할 수 있다”며 "학생들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라인 강좌 개설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취업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인문학이나 기초과학이 학생들에게 외면받고, 학생들이 인기 학과로만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나 늘릴 지, 의대 신설 여부 등 현재로선 모든 게 불확실하지만 의대 정원 확대도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1000명만 증가해도 서을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 정원 절반이 의대합격권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공계 최상위권 합격점수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문과침공 완화를 위해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는 대학들도 크게 늘어난다.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등 수도권 17개 대학은 2025학년도부터 자연·공학·의학 계열 학생 모집시 적용해온 선택과목 지정 규정을 폐지한다. 이과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기하, 과학탐구 영역에 응시해야 해당 계열에 지원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확률과 통계·사회탐구를 골라도 지원 자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미적분·기하와 과학탐구를 모두 선택해야 했던 고려대·서울시립대·숙명여대 등 6개교는 둘 중 하나만 응시하면 지원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지정 규정을 폐지한 17개 대학 중 8개 대학에는 의학계열 학과가 있다. 2024학년도부터 선택과목 지정 규정을 폐지한 가톨릭관동대와 순천향대를 포함하면 문과생들은 미적분·과탐을 선택하지 않고도 전국 39개 의대 중 10곳의 의대에 지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이과 수험생이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문과생 입장에서 과학탐구 영역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수학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미적분·기하를 선택하는 문과 학생들이 많아져 외고나 국제고에 의대반이 생기는 등 의대 열풍이 문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대입부턴 학폭도 합격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026학년도부터 모든 대입 전형에 학교폭력 기록이 의무적으로 반영될 예정인 가운데 한 해 앞서 학폭 기록을 입시에 반영하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입 수능 위주 전형에서 서울대·고려대 등 21개교가 수능 위주 전형에서 학폭 조치를 반영하기로 하는 등 총 147개 대학이 학폭 제재에 동참한다. 올해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전문가들은 기본에 충실해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무전공 관련 대학들의 입시 요강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입시의 핵심 축은 내신과 수능이므로 좋은 성적을 받도록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올해 입시에서 여러 변화가 예상되지만, 대입제도가 어케 바뀌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학생들 입장에서 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일단 내신 점수를 잘 받고, 수능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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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기자·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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