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출발점인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가 넘는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잇따른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쟁력이 여실히 입증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매치’ 또한 조기에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개표율 99%인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득표율 51%로 1위를 기록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1.2%로 2위를 차지했고 ‘트럼프 대항마’로 주목받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19.1%로 3위에 그쳤다. 이는 공화당 역대 경선 중 가장 큰 득표율 차이로, 성난 백인·남성·블루칼라 등이 결집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아이오와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쉽게 승리함으로써 그의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가능성은 더욱 확고해졌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20년의 재대결을 많은 미국인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결국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에 실패한 후 무려 91개의 범죄 혐의로 네 번이나 기소된 상태다. 2021년 1·6 폭동과 관련해서는 콜로라도주와 메인주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법 리스크가 되레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본선 경쟁력을 확인함에 따라 공화당도 빠르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은 각 주별로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치른 뒤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로 후보를 확정한다. 하지만 초반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 3월 5일 ‘슈퍼 화요일’에 승부는 사실상 결정될 수 있다. 다만 다음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주는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가 높아 이번 경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코커스 승리 후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America first)에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는 현시점에서 공화당의 확실한 선두 주자”라면서 “이 선거는 극우 공화당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과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