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친윤·친명 집착 벗어나 실력·도덕성 겸비한 인물로 ‘물갈이’ 해야


여야가 4·10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시스템 공천’ 등을 표방하면서 인적 쇄신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공천과 관련해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 10%를 일괄 컷오프(배제)하고 권역별 하위 10~30%에게는 경선에 참여할 기회를 주되 20% 감점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경선 득표율에서 15%를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률적 컷오프는 하지 않지만 ‘현역 기득권 타파’ 기조 아래 평가 하위 10% 이하 의원의 감산 비율을 30%로 높이도록 당헌을 개정했다. 여야는 또 당내 경선에서 민심 반영 비중을 높이고 정치 신인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의 공천 방안을 나란히 내놓았다. 이렇게 되면 여야의 현역 의원 교체 폭은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고려해 ‘물갈이’ 공천을 보여줘 중도층과 부동층 등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여야의 승부수로 읽힌다.



그동안 거대 양당은 총선 때마다 물갈이 공천을 추진했고 그 결과 절반에 육박하는 현역 의원 교체가 반복됐다. 하지만 새로 공천을 받고 국회에 입성한 정치 신인들은 참신성과 실력을 보이기보다는 되레 정치 수준을 격하시킨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21대 총선에서 거대 야당의 초선 의원들 중에는 윤미향·김남국 의원처럼 각종 부패와 비위 혐의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빈발했다. 이 모든 게 실력과 자질·도덕성을 최고 기준으로 삼아야 할 물갈이가 대통령이나 정당 계파 보스의 측근들에게 공천 특혜를 주는 수단으로 악용된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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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야의 총선 물갈이도 ‘인적 교체 기준 계량화’로 그럴듯하게 포장되고 있다. 그런데도 ‘윤심(尹心) 공천’ ‘친명(親明) 공천’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의원들은 당연히 여야가 걸러내야 한다. 하지만 ‘혁신 물갈이’라는 구호만 외치고 실제로는 여야 보스들에게 충성하는 인사들을 내리꽂는 윤심·친명 공천에 집착한다면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능력과 품성을 겸비한 인재들을 내세우지 않는다면 어떤 물갈이도 인적 쇄신이 아니라 정치 퇴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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