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과학을 빼고 문학을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됐어요. 과학적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윤여경) “미래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과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하죠. 의료로봇은 가까운 우리 미래입니다.”(정지훈)
공상과학(SF) 소설 ‘응급실 로봇 닥터’의 저자인 정지훈·윤여경 작가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책은 미래 의료로봇의 등장과 이에 따른 사람들의 갈등과 기대를 담고 있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춤형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정지훈 작가는 현재 기술기업 투자펀드인 아시아2G캐피털의 제너럴파트너로 있으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겸직교수,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이기도 하다. 윤여경 작가는 국내 대표적인 SF 스토리텔러로, 문화기획자이자 비영리 문학단체인 퓨쳐리안 대표다. 과학기술자와 SF 작가가 만난 셈이다.
공동창작의 방식에 대한 질문에 윤 작가는 “인터넷 클라우드에 글을 올려놓고 두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내용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기술이 새로운 글쓰기 방식을 만든 셈이다.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문에 정 작가는 “이런 방식은 소설에서는 드문 경우로 비전과 가치관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스토리에 집중하고 정 작가는 과학적 사실을 강조했다고 한다. 정 작가는 “스토리는 좋지만 과학적으로 너무 말이 안된다고 할 경우 수정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책에서 주인공 로봇 ‘로사’는 의사로 설정돼 있는데 분홍색 머리카락에 동그랗고 부드러운 인상, 그리고 편안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 인간형 로봇이며 모든 것은 환자들에게 거부감이 없도록 설계됐다. 로봇이 마음대로 치료행위를 하면 안되니 꼭 인간의사와 동행 하도록 했다
책에는 AI로 무장하고 사람처럼 동작하는 이런 로봇이 2031년이면 출현할 것이라고 제시된다. 정 작가는 “10년 안에 이런 로봇이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윤 작가는 “이미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다양한 소설을 통해 과학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며 “내용은 향후 드라마화까지 염두에 두고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하필 로봇의사를 먼저 제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 작가는 “AI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가 법조계와 의료계”라며 “집중화할 수 있고 부가가치가 놓은 점에서 의료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