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동훈 '김경율 밀어주기'…野 정청래는 반갑다?

韓, 연이어 원희룡·김경율 공개 지원 사격

커지는 자객 공천 논란 "야당만 도우는 꼴"

野 "양치기 소년처럼 외치는 시스템 공천"

대통령실 "尹, 공천에 특혜는 없다고 강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직접 공개하며 힘을 실어줬다. 당에서 ‘한동훈표 시스템 공천 제도’를 발표한 지 하루만의 일로 한 위원장 스스로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 위원장의 정치 초보적 면모가 마포을 지역구 현역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만 도운 셈이라는 당 안팎의 불만도 나온다.

20일 여권에서는 ‘정치 신인’ 한 위원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건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로 보고 있다. 당시 한 위원장은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민주당 정청래가 있다.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 정치, 이재명 사당으로 변질된 안타까운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경율 회계사가 여기 출마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붙는다”고 깜짝 발표했다. 김 비대위원은 진보 진영의 최전선에 있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후 돌아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손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단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손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에 대해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 평생 싸워 왔다”고 강조했지만 “한동훈 비대위의 내리꽂기식 공천"이라는 반발도 나왔다. 현장에서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 측 관계자가 “당협위원장이 버젓이 있다”고 고함을 쳐 퇴장당하기도 했다. 전날 한 위원장은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도 인천 계양을이 지역구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상대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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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의 연이은 ‘자객 공천’ 방침에 “정치 초보가 당에 괜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불공정 시비에 휘말려 여권 내 분열이 일고 야권에 빌미만 준다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공개 당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이 '한동훈표 시스템 공천' 도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한 위원장 입으로 시스템을 다운시킨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양치기 소년처럼 외쳐대는 시스템 공천 이야기를 당장 멈추라"고 쏘아붙였다. 불거지는 논란에 김 비대위원은 19일 CBS 라디오에서 “김성동 전 마포을 당협위원장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김용남(오른쪽 두번째) 국민의힘 전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하고 눈물을 닦으며 나서고 있다. 오른쪽부터 개혁신당 천하람, 김 전 의원, 허은아, 이기인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연합뉴스김용남(오른쪽 두번째) 국민의힘 전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하고 눈물을 닦으며 나서고 있다. 오른쪽부터 개혁신당 천하람, 김 전 의원, 허은아, 이기인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불공정 경선을 우려한 예비출마자가 탈당한 일도 있었다. 수원병에 출마 예정인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일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한 위원장과 격한 악수를 나눴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에서는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를 방 전 장관에게 입혔다. 방 전 장관의 전략공천설이 일자 이 지역 출마를 준비해온 김용남 전 의원(전 수원병 당협위원장)은 12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대통령실도 한동훈 비대위의 낙하산 공천 논란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오는 4·10 총선에 대해 "당에서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면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역 등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이 총선 출마를 위해 그만둘 때도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하지만 공천에 특혜는 없다고 강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강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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