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공습을 주고받으며 중동 불안을 키웠던 이란과 파키스탄이 19일(현지시간) 긴장 완화에 합의했다.
AFP·신화·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양국 외무장관이 전화로 이같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양국 장관이 테러 대응을 비롯해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실무적인 협력과 긴밀한 조율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잘릴 압바스 질라니 파키스탄 외무장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에게 파키스탄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문제, 특히 안보에 대해 이란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상황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며 이란에 영토 주권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무 장관은 또한 각자의 외교관을 복귀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란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16일 이란 타격 후 파키스탄은 테헤란 주재 파키스탄 외교관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기로 하고, 이란 외교관의 파키스탄 복귀도 거부한 바 있다.
파키스탄 총리실은 이날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총리 주재로 국가안보위원회(NSC)를 연 뒤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과 이란이 대화와 외교를 통해 ‘사소한 자극’을 극복할 수 있으며 관계 강화의 길을 닦을 수 있다고 밝혔다. 총리실에 따르면 NSC는 이란을 ‘형제 같은 무슬림 국가’라고 부르며 파키스탄과 이란 간 여러 소통 채널을 활용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더 큰 이익을 위해 서로의 안보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긴장 완화 합의는 지난 16일 이란이 파키스탄에 위치한 이란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의 근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공격 이틀 뒤인 18일 파키스탄은 이란 동남부 접경지의 시스탄-발루치스탄 지역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양측의 충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후티 반군의 홍해 장악 등 중동의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려 불안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