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달 탐사선 ‘슬림(SLIM)’이 20일 미국·러시아·중국·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달의 지정학적 가치와 희귀 천연자원 확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달 탐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CNBC는 20일(현지 시간) 유럽우주국을 인용해 “전 세계 정부와 민간기업 등이 2030년까지 100개 이상의 달 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올해에만 다섯 차례의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6년 9월에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0월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킨 인도도 2040년까지 비행사를 달에 보낼 방침이다. 중국은 올 5월 탐사선 ‘창어 6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켜 암석과 먼지 샘플을 수집하고 지구로 가져온다는 계획을 밝혔다.
각국이 앞다퉈 달 탐사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은 달을 정복하는 국가가 향후 정치·경제적 이익을 선점할 수 있어서다. 미국 미시시피대 항공우주 센터의 미셸 핸론 소장은 “인류는 우주에서 살아가는 방법과 우주 자원 활용을 위해 달에 가야 한다”며 달 탐사 경쟁을 두고 “광대한 부를 향한 디딤돌”이라고 평가했다.
달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광물은 희토류 금속과 동위원소 헬륨3가 대표적이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되고 있으며 헬륨3는 핵융합로의 전력 공급원으로 꼽힌다. 헬륨3를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핵융합시키면 거대한 에너지가 생산되는데 1g의 헬륨3로 석탄 40톤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다. 달 남극에 얼음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큰 물도 주목을 받는다. 달에 물이 있다면 식수와 산소,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현지 조달할 수 있어 화성이나 태양계 외의 행성 탐사 시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달 탐사에 성공하더라도 우주 자원의 이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아직까지 우주탐사를 위한 상업 활동에 대한 국제적 합의는 마련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