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관세를 전면에 내세운 미국의 무역정책이 부활할 것”이라는 관측이 트럼프 집권 1기 경제 참모에 의해 제기됐다. 켈리 앤 쇼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다른 국가들의 부당 관세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보호주의 강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셈이다.
트럼프가 다시 집권할 경우 보호주의 확산이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445억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 캠프는 대선 승리 후 모든 수입 제품에 10%포인트의 관세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현재 3%에서 13%로 높아져 한국산 주요 수출품들도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바이든 정부도 미국의 산업과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미중 경제 관계와 글로벌 무역 질서의 전면적 전환 요구를 담은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의 최근 정책 보고서가 입법화할 경우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는 한층 거세질 것이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보호주의 확산이 불가피한 만큼 치밀한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노동·규제 개혁과 초격차 기술 개발 등으로 우리 전략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는 한편 중국에 편중된 무역구조를 다변화하고 국제 통상 협력을 확대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전기차·에너지 분야 산업 정책은 대선 결과에 따라 요동칠 수 있으므로 미국 투자를 진행 중인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트럼프 재집권이) 미국을 20세기 중반 보호무역으로 되돌릴 것”이라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가치 동맹을 강화하는 정교한 외교로 한미 간의 경제·안보·기술 협력을 확대해 양국이 이익을 주고받는 ‘윈윈 구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