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5월 폭락하면서 전 세계 피해가 5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가상자산 ‘테라·루나’의 개발사 테라폼랩스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챕터11)을 냈다고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의 대표로 있으면서 이들 가상자산 개발을 주도한 권도형(사진)씨는 현재 몬테네그로에 위조여권 사용 혐의로 구금돼 있다.
통신은 테라폼랩스가 미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챕터11을 신청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서류를 보면 테라폼랩스 총자산은 1억~5억달러 선이며, 채권자는 100~199명 사이다.
테라폼랩스는 가상자산 달러와 1대1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자매 가상자산 ‘루나’를 개발한 업체다. 루나는 한때 글로벌 가상자산 중 시가총액 5위에 이르렀으나, 2022년 5월 갑자기 폭락하면서 테라USD와 연동된 체계가 무너져내리며 대규모 투매 사태를 불러왔다. 전 세계적으로 피해액이 5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 여파로 자상자산 거래소 FTX,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즈캐피탈 등 굵직한 사업자들이 잇따라 파산했다.
한미 양국 검찰은 모두 권씨를 사기 및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 위해 몬테네그로 당국에 그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권씨와 테라폼랩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도 소송을 당한 상태다. 권씨 측 변호인은 몬테네그로에서 범죄인 인도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3월 중순까지 권씨가 미국에 인도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테라폼랩스 지분 92%를 보유 중이며, 또 다른 한국 기업가 신현성씨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 중이다.
크리스 아마니 테라폼 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테라 커뮤니티와 생태계는 역경 속에서도 전례 없는 회복력을 보여줬다”며 “파산보호 신청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법적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